방미 중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워싱턴DC에서 백악관 고위 관계자 및 미 의회 핵심 의원들과 만남을 갖고 반도체 공급망 현안 전반을 논의했다. 이 부회장의 이 같은 행보에 비춰볼 때 삼성전자의 미국 반도체 제2공장 건립안 발표가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분석이다.
21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지난 19일(현지시간) 백악관 관계자들을 잇달아 만났다.
이 부회장은 앞서 18일에는 연방의회에서 반도체 인센티브 법안을 담당하는 핵심 의원들을 만났다. 이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반도체 인센티브 관련 법안의 통과 등에 대한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현지 기업인들은 물론 워싱턴DC의 핵심 정계 인사들을 만나 글로벌 공급망 안정화 노력과 한·미 양국 우호 증진에 기여하는 ‘민간 외교관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위상이 한층 높아진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후 이 부회장은 미국 서부로 넘어가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기업 경영진과 만나며 미래 전략 사업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등 ‘미래 먹거리’ 발굴에도 힘썼다. 이 부회장은 20일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반도체와 모바일은 물론 가상현실(VR) 및 증강현실(AR), 메타버스 등 차세대 기술에 대한 협력과 소프트웨어 생태계 확장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2018년 당시 이 부회장은 방한한 나델라 CEO와 만나 AI, 클라우드 컴퓨팅 등 4차 산업혁명의 핵심 분야와 관련한 양사의 전략을 공유하고 공조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두 사람은 2016년 7월에는 미국 아이다호주에서 열린 선밸리콘퍼런스에 나란히 참석했고, 이후에도 전화·화상회의 등을 통해 수시로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이어 아마존을 방문해서는 AI, 클라우드 컴퓨팅 등 차세대 유망산업 전반에 대해 폭넓게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마존은 삼성전자가 주도하는 차세대 화질 기술인 ‘HDR10+’ 진영에 참가하고 있다. 또한 삼성 스마트TV에 AI ‘알렉사’를 제공하는 등 기술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