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까지는 본고사와 예비고사, 1981년엔 예비고사, 이후엔 학력고사를 치러야 대학을 갈 수 있었다. 국·영·수가 아닌 모든 과목을 잘해야 한다는 부담에 교과서가 닳을 정도로 암기하는 건 기본이었다. 학생들의 부담을 덜고 통합사고력을 기르기 위해 93년(94학년도)부터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도입됐다. 시행 첫해 8월과 11월 두 차례로 진행됐지만 난도차가 커 말이 많았다. 94학번을 ‘저주받은 학번’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듬해부터 수능이 다시 한 차례로 바뀌었지만 공교육 황폐화와 재수생 양산, 사교육 팽창이라는 부작용은 여전하다. 문재인정부는 ‘금수저 전형’이라고 비판받던 수시전형을 대폭 줄였다. 하지만 정시는 사교육에 ‘올인’하는 고소득층과 수도권 학생들에게 유리한 전형이라는 지적을 받는다.
지난 18일 치러진 2022학년도 수능이 7차 교육과정 이후 최고 ‘불수능’이라고 아우성이다. 코로나19로 인한 2년간의 수업결손을 간과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난도 논란은 매년 되풀이되는 교육당국의 숙명이다. 불수능은 “지구인이 풀 수준이 아니다”라는 조롱도 받는다. ‘물수능’은 수학, 국어 등의 만점자가 속출하면서 한 문제 차이로 좌절을 맛본다. 실력 아닌 실수를 받아들이기 힘든 학생들은 반수나 재수에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