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장녀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지난 주말 전국에 걸쳐 미세먼지 경보가 내려진 것과 관련해 정부와 환경단체의 대응을 비판했다.
노 관장은 지난 20일 페이스북에 “또다시 미세먼지 속에 가을을 보내야 하나. 먼지가 뿌옇게 뜨면 맥이 탁 풀린다”며 “중국발 먼지가 주범임에도 개선은커녕 항의조차 제대로 못 함에 분노를 넘어 집단 무기력감에 사로잡힌다”고 밝혔다.
이어 “이게 체념해야 할 상황인가? (외교 마찰을 우려해) 정부가 나서 항의하진 못한다 치더라도 환경단체들은 왜 조용한가”라고 지적했다. 노 관장은 “내 나라 땅에서 맑은 공기를 마시고 살 권리는 주권에 속하지 않는가”라면서 “100년 전 주권이 일본에게 넘어갔을 땐 목숨 걸고 항일 투쟁한 지사들이 곳곳에 계셨는데, 그리고 아직도 우리는 친일 후손을 운운하며 비분강개하고 있는데 현재 우리가 유린당하고 있는 권리에는 왜 다들 침묵하는가”라고 반문했다.
노 관장은 “환경 문제는 국내 문제만이 아니라 복잡한 지정학적 정치 외교 경제의 이슈들이 얽혀있지만 그렇다고 이리저리 눈치만 보며 계속 먼지 속에 살 순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아프니까 소리를 질러야 한다. 지속적으로 팩트를 들이대야 한다”며 “환경단체들도, 국민들도 지금은 조용할 때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무엇이 우리를 가장 아프게 하는지 정확하게 진단하고 개선안을 모색해야 한다. 그냥 K 어쩌구에 취해 묻혀 갈 일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주말 중국발 스모그 영향으로 수도권 등 중부지방에서 고농도 미세먼지가 지속하면서 올가을 첫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됐다. 기상청은 21일 오전 6시부터 오후 9시까지 수도권 및 충청 지역 5개 시도에 고농도 초미세먼지 ‘관심’ 위기 경보를 발령했다.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중국 동북부 지역을 덮은 고농도의 미세먼지가 금요일인 19일 고기압 전면에서 북서풍을 타고 한반도 중서부 지역에 유입됐고, 밤사이 대기가 정체되면서 미세먼지가 해소되지 못하고 쌓여 먼지 농도가 급격히 높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