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사진) 일본 총리가 이달 중 방일하는 베트남, 유럽연합(EU) 수뇌와 잇따라 회담을 갖고 본격적인 정상외교에 나선다. 기시다 총리는 베트남, EU 정상과의 회담을 통해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 구상, 경제안보를 둘러싼 협력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22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29일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과 대면 회담을 할 예정이다. 기시다 총리는 2019년 12월 취임 후 처음 방일하는 미셸 의장과의 회담에서 인도태평양 지역 현안과 관련한 협력 강화 방안을 집중적으로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통신은 일본에서 만나는 두 정상이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의 중요성을 의제로 삼는 등 중국 견제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전망했다. EU는 지난 9월 대만과의 관계 강화 내용 등을 담은 첫 인도태평양 전략을 발표하며 반도체 분야에서 일본, 대만과 협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기시다 총리는 미셸 의장에 앞서 방일하는 팜민찐 베트남 총리와 24일 회담할 예정이다. 베트남은 남중국해에서 스프래틀리군도(중국명 난사군도, 쯔엉사군도) 등의 영유권 문제를 놓고 중국과 대립하고 있는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 구상의 주요 대상국 중 하나다. 기시다 총리는 팜민찐 총리와의 회담에서도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 구상 실현을 위한 협력 강화 방안을 주로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기시다 총리는 지난 2일(현지시간) 영국에서 열린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처음 만났지만 정식 회담은 갖지 못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르면 내년 봄 일본 개최를 목표로 조정 중인 미국·호주·인도·일본의 안보협력체 쿼드 정상회의에 참석할 것으로 보여 미·일 공식 정상회담은 이때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개최 차례인 한·중·일 정상회의의 경우 한·일 갈등, 중·일 긴장, 미·중 대립으로 인한 일본 정부의 미온적 태도로 2년 연속 불발될 것으로 보인다. 2008년 시작된 한·중·일 정상회의는 2019년 12월 중국에서 마지막으로 열린 뒤 지난해 한국 개최 차례인 후속 회의가 열리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