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법원이 2017년 8월 버지니아주 샬러츠빌에서 일어난 ‘샬러츠빌 폭동’을 주도한 극우단체 지도자들에게 2600만달러(약 309억원) 규모의 징벌적 손해배상을 명령했다.
2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샬러츠빌을 관할하는 버지니아주 연방지방법원 배심원단은 이날 샬러츠빌 사태를 주도한 조직 ‘유나이트 더 라이트’(극우연합) 지도부의 6가지 혐의 중 4가지를 유죄로 판단했다. 이 소송은 유혈충돌 당시 부상을 당한 집회 참가자 9명이 제기했다. 이들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공황 발작 등 정신적 피해에 시달렸다며 극우 시위 주동자들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피고는 미국 ‘대안 우파’ 지도자로 유명한 리처드 스펜서와 샬러츠빌 집회를 주도한 극우 인사 제이슨 캐슬러, 차량으로 시위대를 덮쳐 종신형을 선고받은 제임스 알렉스 필즈 등이다. 이들은 “조직적 시위가 아니었다”며 혐의를 부인해왔다.
원고 측 변호사는 피고들이 문자메시지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게시물에 자신들만의 암호를 적는 등 치밀하게 시위를 계획해왔다는 증거를 제출했고, 배심원단은 이를 받아들였다. 직접 인명피해를 낸 필즈는 1400만달러, 나머지 피고인과 극우단체는 각각 50만∼100만달러씩 물게 됐다.
배심원단은 판결문에서 “(피고들은) 샬러츠빌에 홀로코스트, 노예제, 파시즘의 망령을 덧씌웠다”며 “뿐만 아니라 그들은 반자동 총기와 권총, 칼, 채찍, 탄알, 방패 등도 가져왔다”고 판시했다.
샬러츠빌 폭동은 남북전쟁 당시 남부군의 영웅이었던 로버트 리 장군 동상을 당국이 철거하겠다는 소식이 들려오면서 시작됐다. 리 장군은 노예제 옹호 전력 탓에 전부터 동상 철거 요구가 거셌다. 이에 극우단체들은 2017년 5월부터 반대 집회를 열었으며 반대파 시위대와 집단 몸싸움도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