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서울숲 ㎡당 0.5㎏ 이산화탄소 순배출… 인근 도로는 5.4㎏

연세대 온실가스 감축효과 연구

나무 등 호흡에 따른 배출 있지만
건물 선 도심보다 억제효과 뚜렷
주변 기온 낮춰 폭염 완화 효과도
서울 성동구 서울숲을 찾은 시민들이 산책을 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서울 성동구에 조성된 서울숲이 흡수하는 이산화탄소가 연간 1250t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탄소가격을 적용하면 4000만원어치에 해당하는 감축량이다.

24일 연세대 홍진규 교수(대기과학) 연구팀에 따르면 서울숲의 연간 이산화탄소 흡수량은 ㎡당 4.6㎏으로 나타났다. 서울숲에 식재된 나무가 광합성 과정에서 흡수하는 온실가스 양이다. 또, 나무의 증발산 효과로 주변 기온을 낮춰 폭염을 완화하는 효과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광합성 이외 요소까지 모두 감안하면 서울숲은 이산화탄소 순배출원이었다. 광합성에 의한 흡수량보다 배출량이 더 많았다는 의미다. 나무와 토양 미생물의 호흡 때문에 그렇다. 나무는 광합성도 하지만, 여느 생물과 마찬가지로 호흡을 한다. 그리고 호흡할 땐 이산화탄소가 나온다. 수종과 나이에 따라 다르지만, 대략 광합성으로 빨아마신 양의 절반 정도를 내뱉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땅속 미생물도 호흡을 하며 온실가스를 배출한다. 서울숲의 경우 나무와 미생물의 호흡에서 ㎡당 5.1㎏이 매출됐다. 흡수량과 배출량을 고려하면 단위 면적당 0.5㎏의 이산화탄소가 순배출되는 셈이다.

그럼에도 서울숲 자리에 도로가 깔리거나 건물이 들어섰을 때에 비하면 배출 억제 효과는 분명했다. 원래 골프장과 승마장이었던 서울숲은 주거·업무지역으로 개발할 계획이었으나 녹지공간으로 조성됐다.

연구팀이 서울 숲 주변 건물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조사한 결과 단위면적당 1.5㎏이 나와 서울숲의 순배출량보다 3배 더 많았다. 앞서 은평뉴타운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녹지가 비교적 많은 곳임에도 ㎡당 10.1㎏이 배출되는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또, 서울숲 인근 도로에서 자동차 운행으로 인한 배출량은 ㎡당 5.4㎏에 달했다.

홍 교수는 “도시에 숲을 조성하면 아파트를 지었을 때보다는 온실가스 배출을 훨씬 줄일 수 있다”며 “다만 미생물 호흡 등이 배출원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토양 내 탄소를 관리하는 추가적인 방안이 강구돼야 한다”고 전했다.

이번 연구는 유럽지구물리학회가 발행하는 ‘대기화학 및 물리’ 11월판에 실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