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속 못해 기지국 통해 위치 파악 출동 지연 엉뚱한 곳 헤매다 피해 피해자 담당은 ‘베스트 경찰’ 표창
전 남자친구에게 스토킹을 당하다 살해된 여성이 피살 전 긴급호출을 했지만, 경찰이 기술적 문제로 피해자의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시스템을 활용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24일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112상황실은 스토킹 피해를 받던 30대 여성 A씨가 지난 19일 오전 11시29분쯤 스마트워치의 ‘SOS’ 버튼을 눌러 신고를 하자 신변보호 위치확인시스템에 접속을 시도했다. 시범운영 중인 이 시스템을 활용하면 신변보호 대상자의 위치를 찾는 데 걸리는 시간이 최대 45초에서 3초로 짧아지고, 최대 2㎞인 대상자 위치 오차범위도 20∼50m로 줄어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그러나 이 시스템에 접속하지 못했고 출동이 지연되는 동안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이 접속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경고 메시지가 뜨는 등 내부망인 112시스템과 외부 통신망인 신변보호 위치확인시스템 간 연동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한다. 경찰은 결국 위치 정확도가 떨어지는 기지국으로만 피해자의 위치를 측정할 수밖에 없었고, 경찰은 피해자 소재지보다 약 400m 떨어진 곳으로 출동했다. 경찰은 목격자와 피해자의 2차 신고를 받고 나서야 현장에 도착했지만 이미 피살 사건이 벌어진 뒤였다.
한편 피해 여성 보호를 담당했던 경찰관은 최근 ‘베스트 피해자전담경찰관’에 선발돼 경찰청장 표창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청은 범행 발생 사흘 전인 지난 16일 피해자 보호·지원에 기여한 공로로 3명의 경찰관을 선발했는데, 이 중 해당 경찰관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