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임기 말에도 역대 정권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지지율을 기록하는 이유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이런 평가를 내린다. “국민들이 문 대통령을 좋아하는 이유는 ‘착하다’는 인식 때문이다. 그럼에도 문 대통령을 싫어하는 이유는 정책의 방향에 질렸기 때문이다.” 그는 그러면서 “이재명 후보는 이를 정반대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는 28일이면 이재명 후보가 민주당의 대선 후보로 선출된 지 50일이 된다. 그리고 29일이면 내년 3월 9일 대선이 딱 100일 앞으로 다가오게 된다. 당내 경선 과정에서 지지층을 향해 벌이던 ‘선명성 경쟁’도, 경선 뒤에는 중도를 향한 포용 경쟁으로 변화를 꾀하는 것이 그간 대선 승리자들의 일반적 공식이었다. 그러나 당내 일각에서는 이 후보의 지난 50일간 행보에서 이러한 노력의 흔적이 잘 드러나지 않는다는 우려가 있다. 이 후보의 방향성이 오히려 당내 경선 과정 때보다도 중도에서 좀 더 멀어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 문재인정부의 주52시간제 도입이 채 정착되지 않은 상황에서 꺼내들었던 ‘주4일제’ 화두, 국민의 60% 이상이 반대한 ‘전 국민 재난지원금’ 주장 등이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물론 이 같은 분석이 이 후보가 최근 맞닥뜨린 지지율 위기 현상의 유일한 원인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당 선대위에 이런 우려와 비판을 개진할 만한 마땅한 창구가 없다”는 지적은 이 후보가 선대위 재편 계획을 밝힌 현시점에서 한 번쯤 고민해 봐야 할 대목이 아닐까 싶다. 선대위 관계자들은 이 후보의 업무방식에 대해 “효율을 중시하는 스타일”이라고 한다. 선대위 내부의 보고나 지시 체계에 크게 연연하지 않고 6급 공무원급 직원에게도 직접 바로바로 지시를 내리곤 한다는 것이다. 아래로부터 나오는 우려나 문제의식에도 같은 방식의 이재명표 패스트트랙을 도입하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