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난이도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지난해 수능과 비슷하거나 약간 쉽게 냈다”고 했지만 수험생과 학원가에서는 난이도 조절에 실패한 ‘불수능’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28일 교육계에 따르면 수험생들은 다음달 10일 수능 성적표를 받아보게 된다. 이후 30일부터 시작되는 정시모집 전형 준비에 전념해야 한다. 정시 원서접수는 내년 1월3일까지다. 하지만 수험생들이 예상했던 것보다 시험이 더 어려웠고 성적 하락이 불가피해 대입 성공을 위한 셈법 짜기도 힘들 전망이다.
이번 수능은 문과와 이과의 통합형으로 치러진 만큼 수학이 어려웠기 때문에 특히 문과생들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문과 학생들의 지난해까지는 가형과 나형 중 선택해 응시하고 성적도 따로 산출했기 때문에 문과 학생 중 약 4% 안에 들면 1등급을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올해의 경우 문과·이과 학생이 공통과목(수학Ⅰ·Ⅱ)을 같이 치른 데다 문제까지 어렵게 출제되면서 이과생들에게 상위 등급에 오르기가 문과생보다 수월할 것으로 보인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지난해 수능에서 수학 1등급을 받은 인문계열 수험생이 1만4000여명이었는데 올해는 2400여명에 불과할 것”이라며 “수학뿐만 아니라 국어와 영어에서도 등급 확보가 어려워지면서 인문계열 학생들이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평가원 vs 수험생 엇갈린 주장… 왜?
결국 평가원이 난이도 조절에 실패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번 수능이 문·이과 통합형으로 치러지게 되면서 어떤 선택과목을 고르느냐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유불리의 최소화에 신경쓰다 보니 평가원이 전체 수험생의 수준을 고려한 문제를 내지 못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또 코로나19로 고3 학생들이 2년 동안 제대로 된 학교생활을 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간과했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수험생 수준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했고 이는 곧 난이도 조절 실패로 이어졌다”며 “6·9월 모의평가를 통해 수험생 수준을 정확하게 진단해야 했지만 결과적으로 코로나 시대 수험생이 풀기에는 어려운 수능이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임 대표는 “평가원이 지문의 길이를 줄이는 등 쉽게 출제하기 위해 노력한 흔적은 보이지만 어려운 문제를 초반에 몰아서 출제해 학생들의 시간 안배 흐름을 흔들어 놨다”며 “문과 학생들이 수학에서 고전할 수 있다는 부분을 크게 염두에 두지 않은 것 같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