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2022시즌 개막 뒤 부진을 거듭해온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토트넘은 최근 EPL의 첼시, 이탈리아 세리에A의 유벤투스, 인터밀란을 리그 정상으로 이끈 명장 안토니오 콘테가 부임하며 팬들이 희망에 부풀어있다. 하지만, 감독 부임만으로 팀이 순식간에 강해지는 일은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 콘퍼런스리그에 나선 토트넘이 동유럽의 무명 구단에게 첫 유럽대항전 승리를 내주며 이런 사실을 절감했다. 26일 슬로베니아 마리보르의 스타디온 류드스키 브르트에서 열린 2021~2022시즌 조별리그 G조 5차전 원정 경기에서 무라(슬로베니아)에 1-2로 패했다.
무라는 지난달 홈에서 치른 조별리그에서는 5-1로 대승을 거뒀던 팀이다. 그러나 이날은 전반 11분 불의의 일격을 당하며 어려운 경기를 했다. 페널티 지역 오른쪽 끝부분에서 방어하던 다빈손 산체스가 넘어진 틈에 토미 호르바트가 왼발로 감아 찬 공이 골 그물을 흔들며 선제골을 허용했다.
토트넘은 설상가상으로 수적 열세에까지 빠졌다. 윙백 라이언 세세뇽이 전반 32분 무리한 태클로 두번째 경고를 받고 퇴장을 당한 탓이다. 결국, 전반을 0-1로 마친 뒤 후반 9분 A매치 영향 속에 휴식을 부여했던 에이스 손흥민까지 투입할 수밖에 없었다.
손흥민은 후반 13분 수비를 무력화하는 드리블 돌파 이후 페널티 지역 오른쪽에서 골키퍼에게 안기는 오른발 슛을 날리며 팀에 활력을 부여했다. 이 영향 속에 후반 27분 동점골이 나왔다. 손흥민과 함께 후반 투입된 루카스 모라가 보낸 침투 패스를 상대 수비가 끊어내지 못한 채 해리 케인에게 연결됐고, 페널티 지역 오른쪽 케인의 감각적인 오른발 칩슛이 들어갔다.
이후에도 토트넘은 세트피스 상황을 중심으로 활발히 기회를 만들어갔으나 살리지 못했고, 결국, 추가시간 통한의 결승 골을 내주고 말았다. 추가시간 4분도 거의 끝나갈 무렵 토트넘 수비 뒷공간을 완벽히 허무는 무라의 역습이 전개됐고, 아마데이 마로샤가 페널티 지역 오른쪽을 파고들어 때린 오른발 슛이 골망에 꽂히며 경기를 마무리짓는 '극장골'이 연출됐다.
이날 패배로 앞선 4경기에서 2승1무1패로 승점 7을 쌓아 조 2위를 달리던 토트넘은 승점 추가에 실패하며 순위를 유지했다. 이날 피테서(네덜란드)와 3-3으로 비겨 승점 11이 된 렌(프랑스)과의 격차가 조별리그 1경기를 남기고 승점 4로 벌어지면서 16강에 직행하는 조 1위 확보에 실패했다. 이달 초 토트넘 지휘봉을 잡은 뒤 콘퍼런스리그 1승,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선 1승1무를 거둔 콘테 감독은 부임 첫 패배를 당했다.
무라는 역사적인 첫 유럽대항전 본선 첫 승리를 거뒀다. 지난 시즌 슬로베니아 1부리그 챔피언으로 야심차게 콘퍼런스리그에 나서 첫 4경기 모두 패배했지만, 토트넘이 아직 새 감독 체제 속에 어수선한 상황을 틈타 감격적인 첫 승리를 손에 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