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금융권에서는 고객의 ‘취향’에 맞춘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른바 ‘취향마케팅’이 대세다. 카드 업계에서는 고객별 소비패턴을 분석해 매달 달라지는 맞춤형 혜택 제공은 물론 나와 취향이 맞는 인플루언서가 제공하는 혜택을 카드 상품에 담는 등 카드사들의 다양한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은행권에서는 애플리케이션을 고객의 입맛에 맞게 선택하게 하는 형태로 취향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
◆삼성카드, 소비 패턴 따라 달라지는 ‘자동맞춤’, ‘취향저격’ 혜택 제공
◆은행·증권계는 ‘선택형 앱’ 서비스 출시
은행·증권계에서는 고객이 본인의 취향에 맞춰 선택할 수 있는 ‘선택형 앱’ 서비스를 연이어 선보이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지난 10월 말 고객 중심으로 진화한 새로운 ‘KB스타뱅킹’을 출시했다. 이 앱에서는 고객의 이용 데이터에 기반해 ‘고객별 맞춤 메뉴’를 추천한다.
고객을 위한 추천 영역에서는 예·적금 만기를 축하해 주고 보유 중인 펀드의 수익률을 알려주며, 전문가의 부동산, 재태크 칼럼이나 유튜브 콘텐츠를 챙겨주기도 한다. 아울러 개인화된 금융 경험을 위해 홈 화면을 맞춤형으로 배치할 수 있다. 고객 취향과 선호에 따라 재배치함으로써 나만의 홈화면을 만들 수 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새로운 KB스타뱅킹은 속도와 편의성 개선을 기본으로, 고객을 위한 맞춤 서비스 제공에 중점을 두었다”고 강조했다.
우리은행도 올 상반기 모바일뱅킹 애플리케이션 WON뱅킹의 메인화면을 새롭게 개편했다. 고객이 필요로 하는 정보와 서비스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고객의 관점에서 UI/UX를 바꾸는 게 특징이다. 또한 ‘나만의 맞춤 상품 및 콘텐츠 제공’을 통해 고객의 나이, 직업, 금융자산 등을 분석해 맞춤형 금융상품 추천 및 생활금융 콘텐츠 등도 실시간 제공된다.
하나금융투자는 지난 15일, 사용자의 편의성을 전면에 내세운 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MTS) ‘원큐스탁’을 출시했다. 원큐스탁의 가장 큰 특징은 커스터마이징으로, 첫 화면부터 고객이 원하는 대로 메뉴 구성은 물론 화면을 보는 방식까지 개인의 취향에 맞게 변경할 수 있다.
하나금융투자 관계자는 “이번에 출시한 ‘원큐스탁’은 최근 모바일 트렌드를 적극 반영한 고객 개인에게 맞춘 MTS”라며 “투자자 모두의 요구를 아우르는 개선된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패션·산업계, 고객 취향에 따라 상품 디자인, MZ세대 ‘취향저격’
삼성전자는 지난달 20일 온라인으로 열린 ‘갤럭시 언팩 파트2’에서 내 마음대로 색상을 조합할 수 있는 ‘갤럭시Z플립3 비스포크 에디션’을 선보였다. 자신의 개성을 표출하려는 소비자들에게 선택의 폭을 넓혀준 49가지의 색상을 조합할 수 있는 갤럭시Z플립3는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삼성전자의 ‘비스포크’는 고객이 원하는 색상, 조합, 공간 등 취향에 따라 상품을 디자인하는 냉장고 브랜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오늘날 고객들은 다양한 취향을 갖고 있고, 이런 고객의 요구를 만족시킬 제품이 필요하다. 고객이 자신을 표현할 수 있도록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패션업계는 MZ세대를 겨냥한 ‘취향 마케팅’에 집중하며 ‘나’를 주제로 한 제품이나 캠페인 콘셉트를 다양하게 선보이는 등 MZ세대에 대한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온라인 패션플랫폼 무신사는 지난달부터 ‘셀럽도 다 무신사랑’ 캠페인을 전개하며 소비자에게 취향 존중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또한 무신사는 서울, 부산, 대구 등 주요 5개 도시의 250여개 버스 정류장에 셀프 러브 메시지를 담은 QR코드를 설치하고 랜덤 쿠폰 등을 제공하는 등 이색 이벤트로 MZ세대의 눈길을 끌고 있다.
이랜드의 SPA브랜드 ‘스파오’는 국내 패션 브랜드 최초로 ‘사이즈 차별없는 마네킹’을 선보이고 있다. 해당 마네킹은 국내 25~34세 남녀 사이즈 데이터를 기반으로 익숙한 체형의 모습을 형상화한 것이 특징이다. 스파오 관계자는 “모두가 자신의 몸을 사랑하고 있는 그대로 가꿔 나갈 수 있도록 평균 체형 마네킹을 비치했다”고 설명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2010년대에는 꼼꼼히 따지는 소비인 ‘가성비·실속’이 소비 트렌드였지만, 최근에는 자신의 취향에 맞다면 아낌없이 소비를 하는 ‘가심비·FLEX’가 새로운 소비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며 “앞으로도 빠르게 달라지는 고객들의 ‘취향’을 충족시키기 위한 금융상품들이 나오면서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