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사회에서 경제 과목을 제외한 ‘2022 국가교육과정 개정’을 두고 교육계 안팎에서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교육당국은 각 교과 영역의 이해를 조정하면서 미래 사회의 필요를 담아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경제에 대한 문해력이 낮은 국민은 실생활에서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 가뜩이나 학계와 금융권 등의 교육 강화 요구가 빗발치던 상황이라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28일 2022 개정 교육과정총론에 따르면 고등학교 일반사회에서 경제와 정치와법 과목이 일반선택이 아닌 진로선택 과목에 배치됐다. 교육당국이 개정된 교육과정에 따라 수능체제 역시 개편하겠다고 밝혔지만 이 과목들은 수능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교육과정에는 사회 일반과목의 경제, 교양과목의 실용경제 두 과목이 포함돼 있다.
학계 등에서는 경제교육의 필요성 등을 감안해 일반 선택과목에서 경제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현대사회에서 경제에 대한 이해는 필수적인 만큼 어린시절부터 경제적 사고를 길러줘야 한다는 게 이유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우리나라 경제교육의 현실과 교육과정에 대한 위상’ 심포지엄에서 “우리나라 경제이해력 수준이 기대해 미치지 못해 공교육으로 경제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며 “학생들이 선택하지 않는다면 필수과목으로라도 지정해 도움을 줄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 KDI가 기획재정부의 위탁을 받아 우리나라 학생들의 경제이해력을 측정한 결과 초등학생은 평균 58.09점, 중학생 49.84점, 고등학생 51.74점을 획득하는 데 그쳤다.
교육계에서도 우려를 표하고 있다. 조성철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대변인은 “학생들이 기피하지만 중요한 과목이 무엇인지 살펴보고 어떻게 해야 잘 가르칠 수 있을지를 먼저 생각했어야 하는데 그런 고민의 흔적이 느껴지지 않는다”며 “고교학점제에 교육과정을 맞추려고 억지로 개정에 나선 것”이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당국은 경제가 오히려 강화됐다는 입장이다. 수학의 경우 진로선택과목에 경제수학이 추가됐고 사회 융합선택과목에 금융과경제생활이 새롭게 등장하는 등 기존 선택과목이 3개로 늘어났다는 것이다. 교육당국 관계자는 “학생들에게 꼭 필요한 과목을 가르칠 수 있도록 치열한 논의 끝에 개정과정을 제시한 것”이라며 “경제의 경우 수능에서도 학생들의 선택 비율이 낮은 과목 중 하나인 데다가 아직 이번 개정교육 과정에 맞춘 수능에 대해서도 논의된 바 없어 중요성 문제를 이야기하기에는 이르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