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조울증 환자 사망비율 ‘우울한 1위’

복지부 ‘OECD 보건의료’ 분석

평균 초과사망비율 2.9… 韓 4.42
정신질환자 자살률도 평균 웃돌아
자궁경부·식도암 5년 생존율 상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우리나라가 이른바 조울증으로 불리는 ‘양극성 정동장애’ 환자의 초과사망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초과사망비란 일반 인구집단(15∼74세) 내에서 모든 원인으로 사망한 비율과 비교해 특정 질환으로 사망한 환자의 사망률을 계산한 수치다. 즉 초과사망비가 높으면 해당 질병으로 사망한 인원이 많고 그 비중이 크다는 뜻이다.

 

보건복지부는 29일 OECD가 발표한 ‘한눈에 보는 보건의료(Health at a Glance) 2021’을 바탕으로 우리나라 보건의료 품질을 분석해 그 결과를 발표했다. OECD는 회원국의 건강과 보건의료제도 성과에 관한 지표들을 수집, 비교해 2년마다 이 보고서를 발간한다. 올해 보고서에는 2019년 현황이 담겼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양극성 정동장애 환자의 초과사망비는 4.42로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았다. 양극성 정동장애는 기분이 들뜬 상태인 조증과 마음이 가라앉는 우울증이 반복해 나타나는 질환이다. 2009년 3.47 수준이던 우리나라의 양극성 정동장애 초과사망비는 우상향을 거듭한 끝에 10년 만에 4.42까지 올랐다. 12개 OECD 회원국 평균 2.9와 큰 차이를 보인다. 조현병 환자의 초과사망비도 4.5로 OECD 평균인 3.7을 훌쩍 넘었다.

 

두 질환을 포함한 정신질환자(2018년 기준)의 자살률도 높았다. 정신질환 퇴원 후 1년 내 자살률은 0.65%, 30일 내 자살률은 0.19%로 각각 OECD 평균인 0.47%, 0.13%를 상회했다. 퇴원 후 1년 내 자살률은 2016년(0.59%)을 제외하면 0.60% 선 아래로 떨어지지 않고 있다.

 

복지부는 “정신질환자는 낮은 건강 수준, 정신과 치료의 부작용 및 높은 자살 위험 등으로 인해 일반 인구보다 사망률이 높아 다학제적 진료뿐만 아니라 급성기 치료 이후에도 지속적인 관리가 요구된다”고 밝혔다.

이 밖에 급성심근경색증 30일 치명률이 8.9%로 OECD 평균인 6.6%보다 높았다. 급성심근경색증은 몹시 신속한 치료가 요구되는 대표적 질환으로, 환자의 입원 시점을 기준으로 해 30일 내 사망한 비율을 따져 해당 국가의 급성기 진료 수준을 평가한다. 최근 10년 현황을 보면, 10.4%에서 8.9%로 1.5%포인트 감소했으나 35개 OECD 회원국 평균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다.

 

자궁경부암과 식도암의 5년 순생존율은 OECD 평균을 웃돌았다. 5년 순생존율이란 암이 유일한 사망원인인 경우 암환자가 진단받은 후 5년간 생존할 누적확률로, 암 진료 수준을 판단하는 대표적인 지표이다. 2010∼2014년 자궁경부암과 식도암 환자의 5년 순생존율은 각각 77.3%와 31.3%였다. OECD 회원국 평균은 65.5%와 16.4%로 우리나라 암 진료 수준을 밑돌았다. 반면 피부암 일종인 흑색종 환자는 5년 순생존율이 59.9%로 OECD 평균(83.0%)보다 크게 낮았다.

 

당뇨병, 천식 등 만성질환 입원율은 2009년 이후 전반적인 감소세를 보였지만 OECD 평균은 웃돌았다. 2019년 우리나라 당뇨병 환자는 인구 10만명당 224.4명으로 OECD 평균 127.1명을 크게 상회했고, 천식 환자의 입원율도 65.0명으로 OECD 평균 37.5명보다 높았다. 환자의 치료경험은 양호한 수준이었다. 지난해 기준 복지부의 의료서비스 경험 조사를 통해 ‘의사가 이해하기 쉽게 설명했다’는 응답은 91.0%, ‘진료·치료 결정과정에 참여한 경험이 있다’는 87.6%로 각각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