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보다 더 많은 분들이 열정적으로 환영·격려해 주셔서 정말 큰 힘이 됐다. 자신감도 많이 생겨났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제20대 대선 D-100일이자 전남·광주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버스)’ 4박5일 일정 마지막 날인 29일 기자들과 일문일답 자리에서 밝힌 소회엔 진심이 묻어났다. 일문일답 직전 이 후보는 광주 5·18 민주화운동 관계자들과 오찬에서 조영대 신부로부터 ‘민심(民心)’이라고 적힌 베개를 받았다. 조 신부는 민심 베개에 대해 “이 후보가 많이 지치고 힘들 때 우리 광주가 있다, 광주에 기대고 힘을 얻길 바란다는 뜻으로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이 후보가 이날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대선 D-100 전국민 선대위 회의’에서 강조한 키워드는 △정치개혁 △실용 △반성 등이다.
이 후보는 “민생은 벼랑 끝인데 국회의 시계는 너무 늦게, 더디게 간다. 정치를 바꾸겠다”며 이번 정기국회 내에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 확대 등 민생법안 처리에 나설 것을 약속했다. 이어 실용주의와 관련해 “필요하면 과감하게 양보하고 타협하겠다. 저의 신념이기도 한 전국민 재난지원금을 양보했다”며 “열을 얻기 위해 허송세월하고 논쟁에 빠지기보단 당장 국민의 삶을 한 개라도 개선하겠다”고 덧붙였다. 또 “지금까지 제가 만들어 온 작은 성과에 취해 자만했다. 저부터 반성하고 새롭게 혁신하겠다”며 반성문을 썼다.
이 후보는 국민이 보내온 질문지 중 “어려운 질문만 답하겠다”며 부동산, 청년, 언론개혁을 꼽기도 했다. 이 후보는 부동산을 민심이반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진단하며 “이재명정부는 부동산 문제로 고통받게 하지 않을 것이다. 자신 있다”고 말했다. 청년 문제에는 공정성장과 균형발전을, 언론개혁에는 ‘권한만큼의 책임’을 해결책으로 내세웠다.
이어 광주 조선대학교에서 열린 지역 대학생과의 간담회에선 민감한 이슈를 묻는 청년들의 질문에 거침없는 답변으로 일관했다. 이 후보는 전두환 전 대통령 잔여 추징금과 관련해 “추징금도 공적 채무로 보고 전두환의 상속재산이 발견되면 국가에 채무를 이행하도록 해야 한다. 소급 적용도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만약 (소급 적용이) 문제가 된다면 법을 만들어서라도”라며 의지를 보였다.
차별금지법에 대해선 앞선 ‘신중 모드’보다 더 나아가 “충분히 사회적 합의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며 “안 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동성애에 대해선 “제가 이해하기론 원래 있는 것이다. 성적 취향은 타고나는 것”이라며 “있는 건 있는 대로 인정해 주자”고 덧붙였다.
이 후보는 이날 이낙연 전 대표의 고향인 전남 영광의 터미널시장을 방문해 지역 상인들과 만남을 끝으로 호남 민생탐방 일정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