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가 이미 지배종이 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최근 들어 2세 이하 영유아 입원 환자가 늘면서 오미크론이 저연령층에 유독 위험한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는다. 전문가들은 아직 단정짓기는 이르다는 입장이다.
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남아공 국립전염병연구소(NICD)는 지난달 바이러스 유전자 염기서열 분석 결과 모든 샘플의 74%가 오미크론 변이였다고 밝혔다. 남아공이 새 변이 바이러스(오미크론)를 세계보건기구(WHO)에 보고한 것은 지난달 24일이었으나 이보다 약 보름 앞선 지난달 8일 채취한 샘플에서도 이 변이가 검출됐다. 첫 검출 후 4주도 안 돼 지배종이 된 것이다. 유럽에서도 WHO 첫 보고 이전 샘플에서 오미크론 변이가 확인돼 이미 광범위하게 퍼졌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오미크론 변이 유행으로 남아공 신규 확진자는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NICD에 따르면 이날 신규 확진자는 8561명을 기록했다. 전날(4373명)의 2배, 그 전날(2273명)의 4배에 가깝다. 신규 확진자 대부분은 수도권 하우텡주(72%)에서 나왔다. 남아공의 대표적 감염병학자 살림 압둘 카림 교수는 주말까지 신규 확진자가 1만명까지 늘 수 있다고 예측했다.
이런 가운데 남아공에서는 코로나19로 입원하는 영유아 환자가 늘고 있다. NICD에 따르면 지난달 14∼28일 수도권 도시 츠와네 지역 병원에 입원한 코로나19 환자 452명 중 2세 이하 영유아는 52명(11.5%)으로 나타났다. 전체 연령대를 통틀어 가장 많다. 그동안 코로나19는 주로 고령층에 위험하고 청소년 이하 연령층은 덜 위협적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오미크론이 유행하기 시작한 것과 때를 같이해 영유아 환자가 늘면서 새 변이의 또 다른 특징 아니냐는 우려를 낳는다.
또 0∼4세 코로나19 입원환자 중 심각한 증상을 보인 비율은 다른 연령대와 유사한 29%로 나타났다. 4세 이하 입원환자의 치명률은 1%로 집계됐는데, 입원환자 수가 적어 의미를 도출하거나 오미크론과의 직접적인 관련성을 이야기하기엔 이르다고 현지 전문가들은 전했다.
안 폰 고트베르흐 NICD 교수는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입원 유아에서 추출한 모든 바이러스 유전자를 분석한 게 아니어서 전부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라고 볼 수는 없다”며 “우리는 데이터를 매우 주의 깊게 살펴보고 있으나 현재로서는 무엇도 단정적으로 말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NICD는 다만 0∼4세 자녀가 아플 경우 서둘러 병원을 찾을 것을 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