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코로나19 재택치료로 방침을 전환한 데 대해 일선에서는 불안·혼선·피로도 상승의 삼중고를 호소하고 있다. 시민사회와 의료계는 재택치료가 아닌 ‘방치’라고 볼멘소리를 높이고 있고 서울시는 ‘비상 의료·방역조치’를 마련했다.
정부는 ‘지속가능성’을 이유로 재택치료 원칙을 내세웠지만 의료현장에서는 업무 과중이 더 심해졌다고 토로한다. 코로나19 최일선에서 일하는 보건소 직원의 피로도가 특히 극에 달해 번아웃 상태다. 지난 2년 동안 긴 업무시간과 높은 긴장도 탓에 진통제 등 약을 복용하는 일이 빈번했고, 오후 9시 넘어 퇴근하는 것이 일상이 됐다는 것이다.
환자들의 불안감도 증폭되고 있다. 최근 가족 4명이 한꺼번에 확진돼 재택치료에 들어간 박모(43·대전 중구)씨는 “온가족이 재택치료를 하는데 보건소에서 하루에 2회 체크하는 게 전부”라며 “자가격리앱으로 상태를 확인하는 수준이어서 증상이 악화하면 제때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적절히 받을 수 있을지 불안하다”고 말했다. 경북 안동에서 자가치료에 들어간 한 확진자는 “1인가구인데 갑자기 증세가 악화해도 도움을 요청할 곳이 없다는 생각에 자꾸 불안해진다”며 “건강 상태를 스스로 판단해야 하니 몸이 회복 중인지도 잘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김 교수는 “약도 주지 않는데 재택치료가 맞느냐”며 “정부가 국민을 그냥 방치 또는 포기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꼬집었다.
자가치료 확진자의 동거인도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확진자와 동선을 분리해야 해 생활반경이 좁아지는 것은 물론 병원 진료, 폐기물 배출 등 필수 사유가 아니면 외출도 불가능하다. 익명을 요구한 한 자가치료 확진자의 배우자는 “격리기간 외출 금지가 원칙이기 때문에 회사에 어렵게 양해를 구해 연차를 받았다”면서 “아이들은 시댁에 있는데 모든 일상이 중단된 것 같아 우울감이 든다”고 말했다.
한편, 오세훈 서울시장은 서울의 일일 신규 확진자가 이틀 연속 2000명을 넘어서며 역대 최다 기록을 이어간 이날 “1411개 병상을 추가 확보해 전체 병상을 4099개로 확대 운영하는 등 ‘비상 의료·방역조치’를 가동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