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공개 일정을 거부하고 잠행 중인 이준석 대표를 만나기 위해 ‘울산행’에 나섰지만, 이 대표는 “(만나기 전에) 사전 의제 조율 등 검열을 한다면 절대 만날 계획이 없다”며 이견을 드러냈다. 선대위 인선과 선거전략을 둘러싼 양측 갈등이 이번 주 내내 이어지는 동안 국민의힘 지지율은 8주 만에 더불어민주당에 역전됐다.
윤 후보 선대위는 3일 “윤 후보가 오후 2시40분쯤 당사 후보실을 출발했다. 이준석 대표를 뵙고 여러 의견을 경청하겠다고 거듭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윤 후보가 제주를 떠나 울산으로 이동한 이 대표와 담판을 짓기 위해 결단을 내렸다는 것이다.
윤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는 10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젊은 당 대표로 제가 후보로서 함께 대장정을 간다는 것 자체가 운이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그의 측근이 ‘이준석이 홍보비를 해 먹으려고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는 이 대표의 의혹 제기에 “그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없다”고 일축하며 불화설 진화에 나섰다. 윤 후보는 이날 긴급 소집한 선대위 전략회의에서 이 대표가 지적한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으로 지목된 인사들의 전횡에 대해서도 “관계없는 사람”이라고 일축했다.
다만 이 대표는 윤 후보와의 만남 가능성을 완전히 닫지는 않았다. 그는 “후보가 만나자고 하면 올라가서 만나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제주를 떠나 울산을 향했다.
선대위 인선을 둘러싼 갈등이 대선 후보 선출 후 한 달 가까이 이어지면서 윤 후보 지지율에 적신호가 켜졌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2일까지 전국의 만 18세 이상 성인 1000명을 상대로 조사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윤 후보 지지율은 2주 만에 6%포인트 하락한 36%를 기록했다. 이 후보는 같은 기간 지지율이 5%포인트 상승해 36%로 동률을 이뤘다. 정당 지지율도 민주당은 35%, 국민의힘은 34%의 지지율로 8주 만에 민주당이 국민의힘을 앞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