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행 중인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찾아 3일 울산광역시로 내려간 윤석열 대선후보가 선거대책위원회 구성 과정에서 벌어진 갈등을 극적으로 해결했다.
그동안 의심을 받았던 '윤석열 리더십'을 확인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뉴시스에 따르면 윤 후보는 이날 오후 울산시 울주군 한 식당에서 이 대표를 만났다. 지난달 30일 이 대표가 '모든 공식 일정 중단'을 선언한 뒤 나흘만의 만남이다.
당초 예견됐던 제주에서의 담판이 무산됐으나 이날 결국 두 사람의 만남은 성사됐다. 윤 후보와 이 대표의 만찬은 오후 7시30께 시작해 2시간 가량 진행됐다.
이날 만찬에서 그동안 삐걱거렸던 사안들은 대부분 봉합됐다.
첫 번째는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포함한 선대위 인선 문제다.
윤 후보는 만찬을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지금 막 김종인 박사께서 총괄선대위원장 수락하셨다"고 밝혔다.
그는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은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기구의 장으로써 당헌과 당규에서 정한 바에 따라 대통령 선거일까지 당무 전반을 통합·조정하며 선거대책기구를 총괄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윤 후보는 김 전 위원장의 합류 과정에 대해 "자세히 말씀드릴 순 없다"면서 "중요한 건 빨리 선거운동을 하는거다. 일을 해나가면서 차차 에피소드가 있으면 말씀드리겠다"고 했다.
그는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께서 선대위를 잘 이끌어 가실 것이다. 잘 이끌어가시도록 우리 모두가 도와드리고, 잘 또 지원해드릴 거다"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에 따라 현재 사실상 '원톱' 자리에 있는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의 역할은 축소될 전망이다.
윤 후보는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과 관련된 질문에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선대위를 잘 이끌어 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도와주실 것이라 믿는다"고 했다.
이수정 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과의 영입과 관련해서는 이 대표가 한 발 물러났다.
이 대표는 "이수정 교수의 영입은 후보께서 역할을 맡으셨기 때문에 그에 대해 제가 철화를 요청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했다.
이 대표는 또 선대위 인선 이견과 관련해 "당연히 후보가 하는 모든 인선 일체를 존중했다"며 "이견은 하나도 없었다"고 했다.
다만 향후 인선과 관련해 "당이 선거를 대비하는 과정에서 했던 여러 행보와 조화를 이루는 방향으로 이견이 조정될 것"이라고 이 대표는 덧붙였다.
두 번째로 '당무우선권'에 대한 해석에 대해서도 두 사람은 합의를 봤다.
임승호 대변인은 "후보자의 '당무우선권'에 관해 후보자는 선거에 있어서 필요한 사무에 관하여 당대표에 요청하고, 당대표는 후보자의 의사를 존중해 따르는 것으로 당무우선권을 해석하는 것으로 의견을 같이 했다"고 전했다.
윤 후보는 "저는 선거전략에 대해 이 대표가 무슨 방향이나, (전략을) 이야기하면 전폭 수용하기 때문에 이견이 있을 수가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세 번째는 윤 후보와 이 대표의 '소통' 문제다.
이 대표는 전날(2일) 제주도에서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윤 후보와 제대로 소통하지 못했다며 불만을 표시한 바 있다.
이와 관련 김기흥 대변인은 "(두 사람은) 대선에 관한 중요사항에 대해 후보자와 당대표와, 원내대표는 긴밀히 모든 사항을 공유하며 직접 소통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했다.
이어 "특히 젊은 세대에 대한 적극적인 소통과 정책 행보가 이번 선거의 가장 중요하다는 점에 대하여 의견을 같이 했다"고 했다.
이 대표가 경고한 '윤핵관', 즉 윤석열 핵심 관계자에 대해서도 논의가 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후보께서 말하지 않는 사안에 대해 언론에 흘린 사람이 있다면 굉장히 중차대한 잘못이라고 본다(고 말씀드렸다)"고 했다. 이어 "그 부분에 대해 누구를 지목하지는 않겠지만 엄중 경고를 한 번 더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핵심관계자들이 계획적인 행동으로 당에 위해를 가하는 데에 심각한 인식이 있다"며 "후보는 입당 전부터 저와 신뢰관계에 있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