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오미크론 확진국 급증…“화이자, 백신 폭리” 비난 확산

새로운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로 보고된 오미크론 확진 국가가 전 세계적으로 급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10월 중순 40만명까지 내려왔던 전 세계 하루 신규 확진자도 최근 60만명을 훌쩍 넘었다. 미국 제약사 화이자는 코로나19 백신 판매로 폭리를 취했다는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5일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전세계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지난 3일 기준 60만8600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8월 26일 66만1600명에서 10월 16일 40만 2700명까지 내려왔다가 다시 상승세다. 하루 확진자 60만명 돌파는 3개월 만이다.

 

오미크론 확진자가 나온 나라는 속속 늘어나고 있다.

 

유럽질병예방통제센터(ECDC)는 5일까지 유럽연합(EU)과 유럽경제지역(EEA) 국가 가운데 17개국에서 모두 182건의 오미크론 감염 사례가 보고됐다고 밝혔다. ECDC의 집계 대상은 EU 27개 회원국과 EEA에 속한 노르웨이, 아이슬란드, 리히텐슈타인 등 30개국이다.

 

국가별로 보면 포르투갈 34건, 노르웨이 19건, 네덜란드와 덴마크 각 18건, 독일 15건, 프랑스 12건, 오스트리아 10건, 이탈리아 9건 등으로, 전체적으로는 전날보다 16건이 늘어났다.

 

영국 일간 가디언의 일요판 옵저버는 이날 화이자가 코로나19 백신으로 폭리를 취한다는 비난과 관련, 영국 정부가 화이자와 계약하며 모든 분쟁에 대한 비밀유지에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톰 프리든 전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이 “화이자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백신 판매로 폭리를 취했다”고 비난한 후 나온 추가 폭로다. 시민단체 등은 계약 배경에 대한 해명을 촉구하고 나섰다.

 

옵저버는 영국 정부가 화이자와 백신 1억8900만 회분 계약을 체결하며 비밀유지 조항에 합의했으며, 따라서 앞으로 발생할 모든 중재 절차는 비밀리에 진행된다고 전했다.

 

미국 소비자권리보호단체 ‘퍼블릭 시티즌’의 자인 리즈비 연구원은 “선진국 가운데 이런 내용의 계약을 한 곳은 영국이 유일하다”며 “‘비밀의 장벽’이 있는 이런 계약은 공공 보건 위기 상황에서 용납될 수 없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영국 정부는 제약사가 국내법 절차를 우회할 수 있도록 한 비밀 중재 절차에 동의한 이유를 설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지난 10월 퍼블릭 시티즌은 화이자가 해외 9개 나라와 체결한 계약서를 공개하며 화이자의 갑질을 비판한 바 있다. 화이자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주요 선진국들이 백신을 독점하는 ‘백신 이기주의’에 편승해 수익만 추구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영국 방송사 채널4가 인용한 한 생물공학 전문가에 따르면 화이자 백신 1회분 제조 비용은 76펜스(1193원)에 불과한데, 영국 정부는 이를 22파운드(3만4562원)에 구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화이자는 올해 전세계에 백신 23억회분을 생산, 360억달러(42조5000여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비해 화이자가 코로나19 백신을 평등하게 분배하기 위해 설립된 국제프로젝트 코백스(COVX) 제공하기로 한 것은 4천만회분으로, 전체 생산량의 2%에도 못 미친다.

 

화이자 측은 “저소득 국가에는 비영리 공급을 해왔으며, 다른 모든 국가에는 상당히 할인된 가격으로 백신을 판매했다”며 “비밀 유지 합의는 표준 관행”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