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선거대책위원회를 본격 가동한 이후 충청·호남·청년을 공략하는 외연 확장 행보에 전력하고 있다. 정책부터 선거 전략까지 후보가 주도하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달리 “정치는 ‘사람’이 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하는 것”, “지도자 한 사람이 모든 걸 결정하고 끌고 가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는 원칙 아래 윤 후보 본인은 지지층 외연 넓히기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윤 후보는 8일 충청권 간담회를 시작으로 호남과 청년을 아우르는 행사에 참석하며 충청·호남·청년에 맞춰진 중도 공략 전략의 얼개를 드러냈다. 6일 선대위 출범 이래 7일에는 ‘희망을, 정의를, 국민을, 나라를, 살리는 선대위’라는 명칭을 공개한 뒤 ‘약자와의 동행’을 선포하며 국정운영 방향을 제시했다. 내년 대선 승리를 위한 선거전략을 넘어서, 집권 후 민주당이 반수 이상을 차지한 ‘여소야대’ 국회 상황을 돌파하기 위한 동력 확보 차원의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윤 후보는 이날 서울 영등포 공군호텔에서 열린 충북·충남도민회 주최 ‘국가균형발전 완성 결의대회’에서 “충청은 선대부터 500년간 살아온 뿌리이자 고향”이라며 “제가 내년 3월 대선에서 반드시 승리해서 국가 발전에 초석을 다지고 재도약의 기초를 만들어 충청인의 명예와 자존심을 확실히 세우겠다”고 밝혔다. 윤 후보의 고향은 서울이지만 부친 고향이 충남 공주인 점에서 ‘충청대망론’의 주자로 주목받았다.
윤 후보는 이날 서울 대학로에서 이준석 대표와 함께 거리 인사를 한 뒤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열리는 청년문화예술인 간담회에 참석했다. 윤 후보는 간담회 직전 이곳에서 윤 후보를 기다리던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회원들과 만나 “장애인이 비장애인과 차별 없이 살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윤 후보는 비장애인을 ‘정상인’이라고 말했다가 지적을 받고는 정정했다.
윤 후보는 청년문화인예술인 간담회에선 “코미디 프로그램을 없애는 것은 저강도 독재 내지는 전체주의에 가깝다”며 “제가 차기 정부를 맡게 되면 제가 방송 편성에 관여할 수는 없지만 사극과 코미디 생태계가 잘 커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공정거래위원회처럼 문화산업의 공정거래를 주시하는 기관 (설립을) 생각하고 있다. 갑질 횡포를 당하지 않도록 세심하게 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발표된 리얼미터의 차기 대선 후보 지지도 조사 결과 윤 후보 지지율은 45.3%로 이 후보(37.1%)를 8.2%포인트 앞섰다. 양자 가상 대결에서도 윤 후보(46.9%)가 이 후보(42.0%)보다 우세를 보였다. 이번 조사는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6∼7일 전국 18세 이상 1036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