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부동산 세제 완화 등 예민한 현안을 당과 교감 없이 선제적으로 꺼내 들면서 당정청 갈등이 또다시 재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 후보가 제안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의 한시적 유예 방안’에 대해 당 내부뿐 아니라 정부와 청와대도 반대하고 있다. 이 후보의 이번 카드는 여당 대선 후보로서 외연 확장의 노림수가 깔려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일각에선 비우호적 여론과 당정 갈등에 따른 ‘전국민 재난지원금 철회 사태’가 재연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적지 않다. 만약 이번에도 철회 사태가 재연된다면 집권여당 대선 후보의 권위 추락이 불가피하다. 이 후보가 강점으로 내세우는 실행력과 추진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민주당 5선 중진이자 공동선대위원장인 이상민 의원은 15일 KBS 라디오에서 “대선 후보라 할지라도 당내 의견 수렴을 먼저 거치는 것이 마땅하다”며 “이재명의 민주당이 아니고 민주당의 이재명 후보”라고 일침을 가했다. 그는 이 후보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를 주장한 것과 관련해 “당이 두 쪽 날 정도로 의견이 양분되다시피 하다가 그렇게 하지 않기로 결론을 냈다”며 “매우 예민하고 중요한 정책을 흔들어놓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약 당내에서 이걸 받아들이지 않아서 입법을 하지 못하면 이 후보의 공신력이나 체면은 어떻게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이 후보가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입장을 철회했을 때와 비슷한 상황이란 평가도 나온다. 민주당 지도부는 당초 이 후보의 전국민 지원금 지급 제안에 힘을 실었는데, 청와대가 반대하고 나서고 반대 여론이 거세지자 결국 이 후보 설득에 나섰고, 이 후보는 철회 입장을 밝혔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 보라매병원에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안에 대해 청와대와 당내에서 반대 의견이 있다’는 기자들의 질문에 “다음 기회에 말씀드리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이 후보가 대구·경북 지역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의 ‘경제 성과’를 언급 등 ‘우클릭’ 행보를 한 데 대한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이 후보 최측근 정성호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서 “할 필요가 없는 말을 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공을 논할 자격이 없는 분이다. 그런 표현은 좀 부적절했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