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꺼내든 ‘4단계 조치’… 정은경 “1월 2만명 갈 수도”

‘고강도 거리두기’ 뭘 담았나

결혼식 하객 접종자 299명까지 허용
미접종자 동석 못 하고 혼밥·포장만
50명 이상 행사 방역패스 예외 없애

2주간 확진자 얼마나 줄어들지 의문
전문가 “록 다운 수준으로 강화해야”
위중증 1000명 육박 코로나19 위중증 환자 수가 1000명에 육박하면서 역대 최다를 기록한 16일 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에서 의료진이 코로나19 환자를 이송하고 있다. 하상윤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차단을 위해 정부가 꺼내 든 ‘특단 조치’ 카드는 기존 거리두기 4단계 조치였다. 미접종자의 활동 반경을 제약하는 정도가 추가됐다. 과거 4단계 조치 시행 당시 확진자 규모와 현재 확진자 규모가 차이가 커 이번 조치가 확진자를 줄일 수 있을지에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16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미접종자는 접종완료자들과 식당·카페에서 모임을 할 수 없다. 모임허용인원 4명을 기준으로 접종완료자 3명과 접종자 1명이 함께 식사를 할 수 없다는 이야기다. 48시간 내 PCR(유전자증폭) 음성확인서를 제공하면 가능하고, 식당·카페를 제외한 장소에서도 모일 수 있다. 그외 경우 미접종자는 혼자서만 식당·카페를 이용해야 한다. 방역패스 대상이 아닌 18세 이하는 예외다.



50명 이상 모이는 행사에도 방역패스가 적용된다. 공무나 기업 필수 경영활동으로 인정돼 예외 대상으로 뒀던 국회 회의, 기업 정기 주주총회, 방송제작·송출 현장, 전시회·박람회, 국제회의 등은 백신접종완료자나 음성확인서 제출자만 참석할 수 있다.

결혼식 하객 허용 인원이 당장 18일부터 줄어 불편이 예상된다. 결혼식은 기존 수칙(미접종자 49명+접종 완료자 201명) 또는 접종완료자로만 최대 499명까지 참석이 가능했다. 기존 수칙은 유지되지만, 접종완료자 참석 인원은 최대 299명으로 줄어 499명으로 준비했다면 조정이 필요하다. 돌잔치나 장례식은 일반 행사 기준과 마찬가지로 미접종자를 포함할 경우 49명, 접종완료자 등만 참여할 경우 299명까지 참석할 수 있다. 상견례는 4명 사적모임 인원 제한을 적용받는다.

종교시설은 이번 방역수칙 강화 대상에서 빠졌다. 추가 논의 후 이번주 내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정부가 모임·행사 인원과 다중이용시설 영업시간을 축소하는 것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전파 가능성을 줄이고, 미접종자를 보호하겠다는 목적이다. 일상회복 전환 후 다수의 거리두기 조치 해제로 이동량은 많이 늘어난 상황이다. 구글이동량은 12월 특별방역대책 후속조치 시행 이후 인구이동량이 감소세를 나타냈으나 여전히 기준점(2020년 1월3일~2월6일 평균) 대비 7.1% 높은 수준이다. 오후 9시 이후 수도권 전자출입명부(QR코드) 등록횟수를 보면 10월4주 65만6532건에서 11월1주 263만8918건으로 급증했고, 12월2주에도 283만823건으로 유지되고 있다. 비수도권도 10월4주 65만646건에서 12월2주 122만1797건으로 상승했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오른쪽)과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16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보건복지부 브리핑실에서 열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정례 브리핑에서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관련 브리핑을 마친 뒤 국민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유행이 악화하는 경우 이달 중 약 1만명, 내년 1월 중 최대 2만명까지 확진자가 발생할 수 있다”며 “위중증 환자의 경우도 유행이 지속하는 경우 12월에 약 1600∼1800명, 유행이 악화하는 경우 1800∼1900명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우려했다.

 

정부는 발표를 계획보다 하루 앞당기며 긴급하게 움직이는 모습을 보였으나, 내놓은 대책은 지난해 말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해왔던 거리두기 조치와 크게 다르지 않다. 최고 강도의 방역조치는 오후 6시 이후 3명 이상 모임 금지였다. 문제는 최고 강도 조치를 시행했던 7월 초와 비교해 현재 코로나19 상황이 더 심각하다는 점이다. 오후 6시 이후 3명 이상 모임 금지가 시작된 7월12일 신규 확진자는 1100명, 위중증 환자는 138명이었다. 이날 신규 확진자는 7622명, 위중증 환자는 989명으로 각각 7배씩 늘었다.

전문가들은 확진자 감소가 지연돼 고통의 시간만 더 길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1500∼2000명 수준으로 환자 발생을 억제하던 거리두기 강도로 앞으로 2주 동안 얼마나 환자 발생을 줄이고, 중증 병상 가동률을 70%로 낮출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백순영 가톨릭의대 명예 교수도 YTN라디오와 인터뷰에서 “좀 더 강력하게 하지 않으면 (확산세를 꺾기까지는) 시간이 더 많이 걸릴 것”이라며 “2주가량, 이렇게 짧게 하려면 록 다운에 버금가는 수준 정도는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