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이 후보의 아내와 아들 리스크에 요동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16일 모두 ‘가족 리스크’를 안게 되면서 80여일 남은 대선이 ‘네거티브전’으로 변질하고 있다. 정책과 의제, 담론이 실종되고 양쪽 모두 검증에만 열을 올리면서 ‘네거티브 전면전’으로 치닫는 분위기다.
역대 대선에서는 시대를 관통하는 의제나 담론이 선거를 주도했다. 17대 대선에서는 ‘경제성장’, 18대 대선에서는 ‘경제민주화’, 19대 대선에서는 ‘통합’과 ‘정의’ 등이 키워드로 꼽혔다. 이번 대선에서도 당내 경선까지는 ‘포스트 코로나’, ‘기본소득’, ‘부동산 개혁’ 등 의제 중심으로 가는 듯했다. 여야 모두 코로나19 방역 대책을 논하면서 자영업자·소상공인 지원 방안을 강구하는 등 나름의 노력을 기울였다.
네거티브가 과열되자 각 진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여권 원로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은 CBS라디오에 나와 “(쥴리 의혹 제기 등과 관련해) 선거대책위원회 차원에서 사생활 문제를 제기하면 역풍을 맞을 수 있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선대위 금태섭 전략기획실장은 페이스북에 “상대 후보에 대해서 당사자가 관여하지 않은 가족 구성원의 개인 문제를 소재로 공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국민들이 정치에 염증을 내는 데는 정치권이 정작 중요한 과제를 외면하고 상대방 가족의 개인사 같은 문제를 놓고 천박한 공방을 벌이는 것도 큰 몫을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전문가들 지금이라도 포지티브 중심의 정책 선거를 펼쳐야 한다고 했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통화에서 “정책과 거대 담론이 실종된 선거여서 투표일이 다가올수록 표를 얻으려고 상대방을 곤혹스럽게 빠뜨리려는 네거티브에만 골몰하는 구조가 더 심해질 수밖에 없다”며 “지금이라도 대선 후보들과 선대위는 굵직한 쟁점을 개발해서 토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영일 공공소통전략연구소 대표는 “이슈를 이슈로만 덮으려 할 뿐 생산성이 없는 대선이어서 여야 모두 반성해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