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고 싶은 도시 만들기 첫걸음…지방 의료 인프라 확충 [오세혁의 행복도시 만들기]

은퇴를 앞두고 있는 분들이라면 누구나 ‘공기 좋고 물 좋은 자연에서 귀농·귀촌해볼까’ 한번 정도는 생각하게 마련이다. 이들 시니어 세대는 만성질환인 고혈압, 당뇨 등과 심혈관계 질환 등 긴급을 요하는 질병에 노출되어 있으며, 이를 대비한 응급의료 체계는 건강한 삶을 위한 필수적인 정주 환경일 것이다.

 

주요 대도시에 집중된 높은 수준의 의료 서비스 체계는 2차·3차 병원이 주류를 이루는 소도시의 환경과 대조돼 지방 거주민에게 많은 격차를 느끼게 하는 것이 현실이다. 특히 노인들이나 성장기 아이들을 키우는 부모들에게는 더욱 절실하게 다가오는 문제일 것이다.

 

지난 2년 동안 우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의 기간을 보내며 의료 인프라의 중요성을 더욱 절실하게 느끼고 있다. 지방 의료복지의 첫걸음은 전문성 있는 인력 확보와 그에 따른 재정 지원이 돼야 한다.

 

단순히 병원이 있다는 사실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해당 병원의 시설과 전문성 있는 의료 인력의 확보가 함께 이루어져야 지역민들에게 신뢰와 믿음을 줄 수 있는 것이다. 또한 농촌지역의 응급의료 발생 시 병원 접근성 문제를 보완할 수 있는 신속한 체계도 함께 고민해야 할 중요한 문제이다.

 

신속한 응급 이송 및 의료 지원을 위한 보건정책 중 닥터 헬기도 좋은 방안 중 하나일 것이다. 국내 닥터 헬기는 모두 7대로 인천(가천대 길병원)과 전남(목포한국병원), 경북(안동병원), 강원(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충남(단국대병원), 전북(원광대병원), 경기(아주대병원)에 각각 1대씩 배치돼 운영되고 있다.

 

경북 안동병원 항공의료팀이 헬기 이송환자를 분류한 결과 중증외상 681명(27.3%), 뇌질환 561명(22.5%), 심장질환 368명(14.7%), 호흡 곤란·임산부 등 기타 888명(35.5%)을 각각 차지하였으며, 지역별 이송 현황은 경북 23개 시·군 중 영주와 문경, 봉화, 청송, 영양, 의성, 예천, 상주를 중심으로 운영되었다. 

 

환자의 연령 분포를 보면 70대(26.7%), 60대(20.4%), 80대(18.7%), 50대(17.9%) 순이었으며, 이를 통해 농촌지역과 고령자의 긴급의료 발생률이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경북에서는 유일하게 북부의 안동병원만이 닥터 헬기를 배치하여 운영하고 있어 남부권역의 응급의료에서 그 필요성이 더욱 요구되고 있다. 

 

제가 광역의원으로 활동하는 지역구인 경북 경산시를 기준으로 볼 때 4개의 산업단지와 8개 읍·면, 그리고 인접 도시인 청도와 영천, 청송 등에서도 더욱 신속하고 전문성 있는 응급의료 인프라 확충은 절실한 문제이다. 

 

경산시는 28만 인구가 정주하는 경북의 대표적 중소도시임에도 의료 인프라에 대한 민원이 많은 지역이다. 앞서 말한 것과 같이 병원의 의료시설과 전문성 있는 인력 확충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경산시는 금년에 경북대병원이 위탁 운영하는 경북재활병원을 개원하였으며 내년부터는 시민을 대상으로 한 일반 진료도 시행할 계획이다. 향후에도 대학 부속 응급의료센터를 추진하여 시민들에게 안정된 의료복지 서비스를 제공해야 할 필요성이 있으며, 이는 시민의 정주환경을 위해 최우선으로 추진해야 할 정책이기도 하다. 

 

이러한 문제는 단순히 경산시의 문제만이 아닐 것이다. 전국의 인구 감소지역에 최우선 정책으로 적용되어 의료 인프라 구축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경북도 광역의원(경산시), 경북도의회 정책연구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