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윤석열 '가족 리스크' 피로감에… 지지보류 '스윙보터' 점점 늘어

대선후보 지지보류 ‘스윙보터’
한달새 14%→16%로 늘어나
제3지대 ‘반사이익’도 전무
“저조한 투표율 사회갈등 우려”
19일 서울 용산구 효창공원에서 엄수된 매헌 윤봉길 의사 순국 89주기 추모식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헌화를 마치고 자리로 향하는 동안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묘소로 향하고 있다.   뉴스1

차기 대통령 선거가 80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유권자들이 마음을 잡지 못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에게 연일 ‘가족 리스크’가 불거지면서 국민적 피로감이 덩달아 커지고 있어서다. 거대 양당 후보가 못 미더울 땐 제3지대가 부상하기 마련이지만, 중도층 표심을 흡수하기엔 존재감이 미미하다. 대선 막판까지 부동층이 늘어날수록 대선판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저조한 투표율은 결국 이후 사회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양당 후보에 대한 지지를 보류한 뒤 관망세에 접어든 ‘스윙보터’들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한국갤럽이 지난 16일 공개한 대선 후보 지지도 추이에 따르면 최근 여론조사에서 ‘의견 유보’라고 답한 응답자 비율은 꾸준히 증가했다. 11월16∼18일 조사에서 14%였던 의견 유보 비율은 11월 30일∼12월 2일 조사에선 15%, 지난 14∼16일 조사에선 16%로 집계됐다. 역대 대선에선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부동층이 줄었지만, 이번엔 정반대 흐름이 나타난 셈이다.



거대 양당 후보의 비호감도 상승에 따른 제3지대의 ‘반사이익’도 찾아볼 수 없다. 정의당 심상정,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같은 조사에서 5% 지지율을 기록했다. 안 후보는 11월 16∼18일 조사에서 7%를 기록한 뒤 오히려 지지율이 낮아졌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은 “심·안 후보의 완주 가능성이 커지면서 이재명은 심상정, 윤석열은 안철수의 지지층을 어떻게든 뺏어와야 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스윙보터 증가의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교양학부)는 이날 YTN 인터뷰에서 “중도층이 더 늘어나 투표장에 안 가게 되면 대선에서 누가 (당선)되더라도 그 여파는 상당할 것”이라며 “대선 후까지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역대 가장 낮은 투표율(63.0%)을 기록한 17대 대선에서 당선된 이명박 전 대통령은 집권 100일 만에 지지율이 10% 후반, 20% 초반으로 폭락하며 국정 운영에 차질을 빚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