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대 대통령 선거가 치러지는 신년엔 외교·안보 현안의 중요성도 커질 것이다. 미국과 중국의 전략적 경쟁이 심화되면서 한반도의 평화와 안전, 북한 비핵화의 진전을 위해 차기정부가 취할 외교·대북 정책에 관심이 집중된다. 전문가들은 진영 논리에 갇힌 외교를 타파하고, 대북 관계에서도 실리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백순 전 주호주 대사는 “국제사회가 대변환의 시대로 접어들고 있고, 미·중의 갈등이 깊어져가는 현상은 우리 외교·안보에 최대의 도전”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북한의 비핵화도 큰 숙제이지만 북핵 문제가 우리 외교·안보의 자원을 지난 30여년간 다 빨아들이는 블랙홀처럼 되어버린 상황”이라며 “더 이상 방치할 경우 국제사회의 미아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도 미·중 전략경쟁엔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유사한 입장을 가진 국가들과의 연대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센터장은 “한·미동맹은 장기간 유지해야겠지만, 한국이 더욱 큰 역할을 담당하는 방향으로 동맹을 재조정하는 것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정 센터장은 또한 “한반도 비핵화 협상의 재개를 위해서는 우리 사회에서 ‘비핵화’의 개념과 수준에 대한 공감대를 먼저 형성해야 한다”며 “이 과정에서 청와대가 컨트롤타워가 되어 정교한 비핵화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