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탈레이트’ 노출 태아, 아토피 발병 위험 증가

플라스틱·화장품 등 통해 노출 주의해야
뜨거운 음식의 플라스틱 용기사용도 주의
게티이미지뱅크

 

태아가 엄마 뱃속에 있을 때 합성화학물질인 ‘프탈레이트’에 노출되면 아토피 피부염 발병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프탈레이트는 플라스틱, 화장품 등을 통해 일상생활에서 흔히 노출될 수 있어 임신 중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21일 의료계에 따르면 삼성서울병원 안강모 아토피환경보건센터장(소아청소년과 교수), 건국대병원 소아청소년과  박용민 교수, 고신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정민영 교수 연구팀은 ‘프탈레이트와 아토피 피부염의 관련성을 연구한 논문들을 검색·분석한 결과 이같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아토피 피부염은 아동 10명 중 1~2명꼴로 발생한다. 천식이나 알레르기비염, 수면장애 등 합병증으로 이어지기 쉬워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대표적 질환으로 꼽힌다.

 

연구팀은 유럽과 미국, 아시아에서 보고된 코호트 연구 11건을 분석한 결과, 프탈레이트 중 ‘모노벤질프탈레이트’(MBzP)가 아토피 피부염의 발병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적으로 모노벤질프탈레이트에 노출되면 그렇지 않을 때보다 아토피 피부염 발생 위험이 16% 더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나머지 프탈레이트의 경우 관련 자료 부족으로 이번 연구에서는 위험성이 규명되지 않아 추후 과제로 남았다.

 

연구팀은 생활 속에서 프탈레이트 노출을 최소화할 것을 권고했다. 프탈레이트는 아토피 피부염 이외에도 내분비계를 교란시켜 각종 질환을 일으킨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자체적으로 펴낸 ‘유해물질간편정보지’를 통해 프탈레이트 노출을 줄이려면 물을 자주 마시고, 뜨거운 음식이나 액체를 담을 땐 되도록 유리, 도자기, 스테인리스 제품이나 플라스틱 중에서도 내열 온도가 높은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밝히고 있다.

 

또 화학성분이 들어간 제품 대신 천연 비누 등을 사용하고, 주기적으로 청소와 환기를 통해 프탈레이트가 함유된 먼지를 제거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연구팀은 “프탈레이트의 유해성은 이미 잘 알려져 있지만 아토피 피부염 발병과도 연관성이 있다는 게 이번 연구로 밝혀졌다”면서 “정확한 인과관계 등 보다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근거를 규명해 환경유해물질로부터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사회적 지원과 관심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 알레르기 전문의협의회 공식 학술지 ‘알레르기 및 천식 치료(Allergy & Asthma Proceedings)’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