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옹호 발언 여파로 인해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는 호남 지역 첫 일정부터 꼬였다. 윤 후보는 22일 민주화운동 첫 희생자인 이세종 열사의 추모비를 찾았으나 전북대 민주동문회 등의 거센 반발로 겨우 국화꽃만 놓고 자리를 뜬 것이다.
이날 오후 윤 후보는 전라북도 전주 전북대학교 교내에 있는 이세종 열사의 추모비를 방문했다. 추모비는 이 열사가 숨진 채로 발견된 전북대 제1학생회관과 20m 정도 떨어진 지점에 있다.
윤 후보가 이 곳을 방문했을 땐 이미 전북 5·18 구속부상자회, 전북대 민주동문회 등 전북대 동문회가 모여 피켓을 들고 윤 후보의 추모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었다.
피켓에는 ‘전두환 학살 옹호하는 윤석열, 5·18 영령은 거부한다’, ‘전두환 찬양하는 윤석열이 이세종 열사 참배 웬말이냐’는 등 윤 후보의 추모비 방문에 반감을 드러내는 문구들이 적혔다.
반대로 윤 후보 지지자들은 전북대 민주동문회를 향해 “김정은, 김여정 만세”라며 “가짜 유공자들 아니냐”고 조롱하기도 했다.
동문회의 거센 저항에 인파를 뚫고 겨우 추모비까지 다가선 윤 후보는 흰 국화를 추모비 옆에 놓고 짧은 묵념을 한 뒤 떠났다.
윤 후보는 이날 전북대 방문을 시작으로 1박2일간 전남과 광주를 순회하며 호남행보를 이어갈 예정이다. 당초 2박3일로 예정됐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를 고려해 1박2일로 재조정했다.
윤 후보의 이같은 호남행보는 전두환 옹호발언에 따른 두 번째 사과로 풀이된다. 윤 후보는 지난달 10일 광주 5·18 민주묘지를 방문, 해당 발언에 공식 사과했다. 당시 윤 후보는 “저는 40여년 전 오월 광주 시민들이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위해 피와 눈물로 희생한 것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며 “제 발언으로 상처받은 모든 분들께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선대위는 “이번 호남 일정은 ‘미래’와 ‘국민통합’을 기조로 삼았다”며 “5·18 민주화운동의 첫 희생자인 이세종 열사를 추모하고, 호남 2030세대 청년들과의 만남을 통해 후보자의 호남에 대한 진심과 국민통합 의지를 다시 한번 강조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