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박소담도 수술받았다는데…과연 ‘착한 암’?

갑상선암, 착한 암만은 아냐…흔한 재발·적절한 치료 필수
갑상선 유두암, 국내 갑상선암의 97% 차지하는 흔한 암
40대 이상 전유물로 여겨졌으나 최근 2030도 흔히 발생
어릴 때 목 주위에 방사선 치료 받거나 과다 노출시 주의
배우 박소담이 지난 10월6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BIFF)에 참석해 레드카펫을 밟고 있다. 사진=한윤종 기자

 

배우 박소담이 최근 ‘갑상선(갑상샘) 유두암’ 수술을 받고 회복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최근 실시한 정기 건강검진 중 발견된 것으로, 이 질환은 우리 몸의 대사와 체온조절을 담당하는 갑상선에 생긴 암의 일종이다.

 

갑상선암은 암세포 성숙도(분화도)에 따라 유두암, 여포암, 수질암, 미분화암 등으로 분류된다. 이 중 유두암은 우리나라 갑상선암의 97% 이상을 차지할 만큼 흔한 암이다. 이름 때문에 가슴까지 암이 퍼진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암세포가 증식하는 양상이 유두 돌기 모양과 비슷해 붙여진 명칭이다.

 

중앙암등록본부에 따르면 2018년 한 해 집계된 국내 갑상선암은 2만8000여 건으로 전체 암 중 발생 건수 2위(11.8%)에 올랐고, 여성 환자가 남성에 비해 3배 정도 많았다.

 

갑상선암은 과거 40대 이상 중년 여성이 주로 걸리는 것으로 여겨졌지만, 최근에는 성별을 막론하고 박 씨와 같은 30대는 물론 20대 이하 연령층에서 진단받는 사례도 증가하는 추세로 늘고 있다. 이는 과도한 스트레스나 환경호르몬 노출, 요오드 과잉섭취 등이 주원인으로 추정된다.

 

갑상선 유두암은 대부분 증상이 없기 때문에 평소 모르고 지내다가 건강검진 과정에서 찾아내는 일이 많다. 음식을 삼킬 때 목에 이물감이 느껴지거나, 목젖 아래 뭔가가 튀어나온 것 같고 갑자기 목소리가 달라졌다면 이미 암이 상당히 진행됐을 확률이 높다고 한다.

 

갑상선암은 5년 생존율이 100% 가까이 달하고 진행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리다는 사실 때문에 ‘착한 암’, ‘거북이 암’으로 불리기도 하지만, 이 표현이 자칫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전문가는 지적한다. 

 

이는 갑상선암의 재발률이 10∼20%에 이르는 등 예후가 좋지만은 않은데다 암의 크기가 작아도 발생 위치, 전이 양상 등에 따라 수술적 치료가 급선무인 경우도 종종 있기 때문이다. 또 암세포가 기도를 침범해 성대를 절제하게 되면 목소리를 잃을 수 있고, 폐나 뼈로 전이되면 사망할 우려도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제때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다.

 

고대안암병원 내분비내과 김경진 교수는 “갑상선암 과잉진단 논란 이후 자신의 병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지 않는 젊은 환자들이 꽤 있는데, 갑상선암도 암”이라며 “크기가 1㎝ 미만으로 작아 보여도 임파선 전이가 동반된 케이스가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연세암병원 갑상선암센터 강상욱 교수는 “부분절제술이 가능한 초기가 지나면 갑상선 전부를 떼어내야 해 평생 약을 먹어야 하고, 갑상선기능저하증 같은 합병증은 물론 재발 위험성이 높아진다”고 경고했다.

 

갑상선 혹(결절) 중 약 5%는 훗날 암으로 이어질 수 있어 발견 후 5년까지는 1∼2년에 한 번 초음파 검사를 통해 관찰하는 것이 좋다.

 

이와 함께 갑상선암은 유전이 발병에 영향을 미치는 정도가 다른 암에 비해 크다고 알려진 만큼 가족력 보유자는 더욱 주의가 요구되며, 어린 시절 목 주위에 방사선 치료를 받았거나 방사선에 과다 노출된 경험이 있다면 각별히 신경쓰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