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대선주자가 내년 3월 대선 캐스팅보터로 떠오른 2030세대 표심에 집중 구애를 벌이고 있지만 20대 10명 가운데 8명 가까이가 ‘현재 지지 후보를 바꿀 수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나타났다.
30대도 50% 이상이 ‘지지 후보를 변경할 수 있다’고 답하는 등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여전히 청년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대선을 불과 두 달여 남겨두고 있지만, 각종 여론조사에서 부동층은 오히려 증가하는 추세다.
여야 대선 후보와 가족을 두고 제기되는 각종 의혹과 네거티브 공방이 국민들의 정치 혐오를 부추기면서 유권자들이 마음 줄 곳을 찾지 못한 채 두 후보 모두에게서 등을 돌리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 연령대별 조사에서 캐스팅보터로 꼽히는 20대(18~29세)는 이번 ‘비호감 대선’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했다. ‘지지 후보가 없다’는 응답이 24.0%, ‘모름·응답거절’은 12.8%로 전 연령대를 통틀어 가장 높게 나타났다. 20대의 36.8%는 아직 지지 후보를 결정하지 못한 것이다.(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지난달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 기준으로 19세 이상 유권자 4365만9375명 중 31.8%(1390만5328)가 2030세대다.
두 후보의 지지율이 30∼40% 박스권에 갇힌 것은 부동층을 의미하는 ‘의견유보’ 비율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 큰 원인으로 분석된다. 여야 대진표가 완성된 이후 한국갤럽이 2주마다 진행한 차기 주자 지지도 여론조사를 보면, ‘의견유보’는 11월 16∼18일 조사에서 14%, 11월 30일∼12월 2일 조사에서 15%, 12월 14∼16일 조사에서 16%, 이번 조사에서는 16.6%로 증가했다. 대선이 다가올수록 진영별 결집 현상이 나타나면서 부동층 비율이 줄어드는 것이 일반적이었던 것과 달리 이번 대선에선 역주행이 가시화하고 있다. 두 후보에 대한 국민들의 낮은 호감도와 불신을 보여주는 단면이란 지적이 나온다.
정치권에서는 양 후보자와 가족을 둘러싼 도덕성 문제와 이를 덮기 위한 네거티브 공방, 그 가운데 실종된 정책·비전 등을 이 같은 부동층 확대의 원인으로 지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