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부인 김건희씨의 대국민 사과 다음 날인 27일 김씨의 허위이력 인정이 자신이 강조해온 ‘공정과 정의’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지적에 “국민이 판단하실 몫”이라며 말을 아꼈다.
윤 후보는 이날 후보 직속 기구인 새시대준비위원회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전날 김씨의 사과 기자회견은 “온전하게 본인이 결정해서 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제가 아무리 정치를 하지만 그 결정은 제 아내가 스스로 해야 하지 제가 하라 말라 이런 이야기를(하기가 어렵고), 진짜 저희 부부는 그런 사이는 아니”라며 이렇게 말했다.
해당 유튜브 영상은 전날 김씨 사과 이후인 오후 4시30분쯤 녹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윤 후보는 김씨가 낭독한 사과문에 관해 “아내가 지난 25일쯤부터 사과문을 직접 쓴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많은 기자 앞에서 이렇게 하는 게(사과) 자신 있냐고 물어봤더니 ‘할 수 있다’고 했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저는 당일 아침에 나가면서 ‘2시 반이든 3시든 한다고 딱 정해지면 늦지 않게 와라’라는 얘기만 딱 한 번했다”라고 했다.
그는 “(사과문 관련해) 아내가 가까운 사람한테 물어보는 것 같기도 했다. 본인 고집대로, 초안대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사과를 하려면 온전하게 해야 하니, 오래전 일이라 기억도 더듬어 보고 자료 같은 경우에도 선대위에서 확인해 준 것도 있고, 제 처한테 물어온 것도 있고, 자기가 따로 알아본 것도 있어서 최근에 정리가 된 모양이었다”면서 “그러니까 자기가 딱 (사과를 할) 결심을 하더라”고 했다.
윤 후보는 ‘국민 사이에서 김씨 케이스를 조국 전 민정수석 케이스와 비교를 많이 하게 된다. 후보로서 말씀하시는 공정과 정의와 연동돼 실망스러운 일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온다’는 질문에 “그건 온전히 국민이 판단할 몫”이라고 했다. 그는 “결혼 전 일이라 저와 상관없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현재 부부이지 않으냐”면서 “그 전에 일어난 일에 대해서도 국민들로부터 한꺼번에 평가받을 수밖에 없는 것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윤 후보는 ‘기자회견을 마친 김씨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냐’는 질문에 “다 끝나고 집에 가고 있다고 해서 제가 전화를 걸어 ‘수고했다’고 했더니, (아내가) ‘너무 늦지 않게 들어오라’ 딱 이러고 전화를 끊었다”고 전했다.
이어 “자기도 여자로서 남편의 위로를 받고 싶지 않았나 싶다. 그래서 제가 알았다고…(했다)”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윤 후보는 이 대목에서 눈가가 촉촉하게 젖기도 했다.
한편 김씨는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남편(윤 후보)이 저 때문에 지금 너무 어려운 입장이 돼 정말 괴롭다”면서 “제가 없어져 남편이 남편답게만 평가받을 수 있다면 차라리 그렇게라도 하고 싶다”고 괴로운 심정을 밝혔다.
이어 그는 “일과 학업을 함께 하는 과정에서 제 잘못이 있었다. 잘 보이려 경력을 부풀리고 잘못 적은 것이 있었다”라며 “그러지 말아야 했는데 돌이켜 보면 너무나도 부끄러운 부분이었다. 모든 것이 저의 잘못이고 불찰”이라고 허위경력 의혹이 사실임을 인정했다.
김씨는 “앞으로 남은 선거 기간 동안 조용히 반성하고 성찰하는 시간을 갖겠다”면서 “남편이 대통령이 되는 경우라도 아내의 역할에만 충실하도록 하겠다”라고 밝히며 거듭 고개 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