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방역 조치 강화의 영향으로 국내 소비심리가 4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한국은행이 28일 발표한 12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3.9로 지난달(107.6)보다 3.7포인트 낮아졌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지난 9월(103.8·+1.3p)과 10월(106.8·+3.0P), 11월(+0.8p)까지 3개월간 오름세가 이어졌다. 이로써 불과 한 달 만에 소비심리는 지난 7월(103.2)과 비슷한 수준으로 복귀했다.
CCSI가 100보다 높으면 장기평균(2003∼2019년)보다는 소비심리가 낙관적이고 이 숫자가 작아질수록 체감경기가 나빠졌음을 의미한다.
CCSI는 소비자동향지수(CSI)를 구성하는 15개 지수 가운데 현재생활형편·생활형편전망·가계수입전망·소비지출전망·현재경기판단·향후경기전망 6개 지수를 이용해 산출하는데, 12월에는 이 6개 지수가 일제히 하락했다.
6개 지수 중 현재생활형편(91), 생활형편전망(96)은 각 1포인트씩 떨어지며 지난 9월 기록한 역대 최저 수준과 동일한 수치를 나타났다. 향후경기전망(88)은 전월보다 8포인트, 소비지출전망(110)은 5포인트, 현재경기판단(79)은 2포인트 내렸다. 가계수입전망(100)도 1포인트 떨어졌다.
황희진 한은 통계조사팀장은 “소비자심리지수가 하락한 데에는 소비지출전망이 크게 기여했는데 이는 방역조치가 강화됐기 때문”이라면서 “생활형편지수도 소폭 하락한 점을 보면 물가가 상승한 영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9∼11월 백신 접종 확대로 반짝 살아났던 소비심리가 최근 확진자 폭증과 이에 따른 정부의 방역조치 재강화로 위축된 형국이다.
CCSI 항목에 포함되지 않는 취업기회전망 지수는 9포인트 하락한 89로 집계됐다. 금리수준전망(137)은 10여 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지난달 지수(138)보다 1포인트 떨어졌다.
지난 1년간의 소비자물가에 대한 체감상승률을 뜻하는 ‘물가 인식’(2.7%)은 전달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고, 향후 1년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 값에 해당하는 ‘기대인플레이션율’(2.6%)은 0.1%포인트 떨어졌다.
주택가격 전망지수는 107로 지난달보다 9포인트 떨어지며, 4개월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아파트 매매가격 오름세 둔화에 금리 상승, 가계대출 규제가 복합적으로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회계업계는 국내 경기가 올해 4분기에 개선세를 유지했으나 회복 추세는 다소 둔화한 것으로 분석했다. 한국공인회계사회가 이날 발표한 ‘공인회계사가 본 경기실사지수(CPA BSI)’에 따르면 공인회계사들이 평가한 올해 4분기 BSI는 122로 집계됐다. BSI는 경제 및 산업에 대한 인식을 0∼200으로 나타낸 지표로, 100을 초과하면 경기 호전을 의미한다.
현황 BSI는 지난해 2분기 30에서 올해 2분기 137로 오르며 4분기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지만, 지난 3분기 118로 주춤했다. 내년 1분기 BSI는 118로 전망돼 경기개선세가 답보상태에 들어선 것으로 한공회는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