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아지 물어 죽이고, 사람도 위협… “제주 산간 들개 2000여마리 서식”

제주 산간에 출몰한 들개. 뉴스1

제주 중산간 들녘에 최대 2000마리 넘는 들개가 서식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29일 제주대 산학협력단(야생동물구조센터)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이달 15일까지 ‘중산간 지역 야생화된 들개 서식 실태조사 및 관리방안’ 용역을 맡은 결과 제주에 1626∼2168마리의 들개가 서식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야생동물구조센터는 산림지와 초지가 접한 해발 300~600m 중산간 지역에서 포획된 유기견 개체 수와 지역 환경변수를 고려해 들개 개체 수를 추정했다.

 

야생동물구조센터는 들개가 보통 3∼4마리씩 떼 지어 몰려다닌다는 점에 비추어 개체 수가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들개는 최상위 포식자로서 가축과 야생동물에게 지속적인 피해를 줄 뿐만 아니라 사람에게도 위협이 되고 있다는 게 야생동물구조센터 측 설명이다.

 

실제 지난해 6월에는 제주시 한림읍 한 한우 농가에 들개 6마리가 침입해 생후 3개월 된 송아지 4마리를 물어 죽이기도 했다.

 

제주에서 들개에 의한 가축피해는 꾸준하게 발생하고 있다. 2018년 10건(닭 156마리, 송아지 1마리, 거위 3마리, 오리 117마리, 흑염소 3마리), 2019년 10건(닭 483마리, 청둥오리 50마리), 2020년 9건(닭 120마리, 소 9마리, 망아지 1마리)의 피해가 접수됐다.

 

이에 따라 제주시도 지난해 7월부터 들개 출몰지역에 포획틀을 설치해 대응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에만 총 93마리가 포획됐다.

 

다수의 도민이 들개에 대한 인식 또는 대면 경험이 있으며, 이에 따른 심도 있는 연구조사가 필요하다고 봤다.

 

야생동물구조센터는 들개 발생을 최소화할 수 있는 사전 방지대책과 함께 현재 서식하는 들개에 대한 관리방안을 병행 추진할 것을 제안했다.

 

사전 방지대책으로 유기견이 들개가 되지 않도록 근본적인 유기·유실 발생을 방지하기 위한 동물등록제와 유기 동물 입양 활성화, 중성화 수술 지속 확대 등을 제안했다.

 

또 현재 서식하는 들개에 대해 지역 실정에 맞는 관리방안을 접목하고, 법적으로 유해야생동물로 지정하는 방안 등을 제시했다.

 

야생동물구조센터는 들개를 유기 또는 유실에 의해 사람의 손길에서 벗어나 산과 들에서 생활하고 번식하는 야생화된 개로 정의했다.

 

대부분의 들개는 집에서 나온 떠돌이 개가 아닌 장기간 여러 세대 야생에서 낳고 자라면서 군집 생활을 하고 있다.

 

이번 연구를 의뢰한 제주도는 용역 결과 보고서를 바탕으로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