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최근 ‘우주굴기’에 박차를 가하면서 내년엔 미국과 중국 간 우주 경쟁이 한층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특히 이들 G2(주요 2개국) 간 ‘달 쟁탈전’이 본격화하고 있다.
2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은 당초 계획보다 8년 빠른 2027년쯤 달에 연구기지를 건설하기로 방침을 바꿨다. 우옌화 중국 국가항천국(CNSA) 부국장은 지난 27일 달 탐사선 창어 8호의 목표가 달 먼지 3D 프린팅 등 과학적 실험을 수행하는 것에서 2027년까지 달 연구기지를 건설하는 것으로 바뀌었다고 밝혔다. 달을 연구하기 위한 무인 정거장을 만드는 이 사업은 2035년 완료를 목표로 추진돼 왔다. 러시아연방우주공사(로스코스모스)가 사업에 협력하고 있다.
미국은 한발 나아가 이 프로그램 이름을 딴 아르테미스 협정도 마련했다. 평화적 우주 탐사와 이용을 위한 국제협력 원칙을 규정한 이 협정엔 영국과 일본, 한국 등 12개국이 참여 중이다. 비회원국 등의 출입을 금지하는 안전지대를 설정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이 때문에 중국과 러시아는 ‘달이 인류에 속한다’는 유엔의 달 협정 등 기존 국제규약에 위반된다며 반발해 왔다.
미국은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에 천문학적 예산을 투입한다. 2025년까지 1000억달러(약 118조7500억원)를 쏟아부을 예정이다. 내년도 나사 예산은 248억달러(약 29조4500억원)로 책정됐다.
중국은 이에 대응해 좀 더 단순한 접근법을 취하는 전략을 세웠다. 나사의 게이트웨이가 달 궤도를 도는 것과 달리 원자력을 동력으로 하는 기지를 달 표면에 직접 만들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SCMP는 “중국 우주비행사들이 미 비행사들만큼 달에 오랫동안 머물 수 있으면서도 비용은 게이트웨이의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며 “중국은 인공지능(AI) 기술로 달 표면을 1000㎞ 이상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는 이동식 기지도 배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CNSA는 이 외에 무게 150t의 대형 우주선을 실을 수 있는 로켓 등도 개발 중이다. 2050년까지 달에서 선도적 위치를 점하는 게 궁극적 목표다. 중국 정부는 우주 프로그램에 얼마를 쓰는지 발표하진 않지만 민간 우주 프로그램에만 80억∼110억달러(약 9조5000억∼13조625억원)를 쓰는 것으로 추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