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햇수로 3년째를 맞았다. 2020년 1월20일 국내에서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백신 접종, 거리두기 등 노력에도 언제 일상을 되찾을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이런 가운데 세계보건기구(WHO) 수장이 올해 말에는 코로나19가 종식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온라인에 올린 ‘2022년 코로나19 팬데믹 종식 희망’ 글에서 “우리가 목표대로 전진한다면 2022년 말에는 다시 모임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2일 0시 기준 국내 오미크론 감염자 수는 누적 1207명이며, 의심사례를 포함하면 1914명에 이른다. 오미크론 감염자가 1000명이 되기까지 31일이 걸렸는데, 이는 델타 변이 바이러스(79일)보다 2.5배 빠른 속도다. 강력한 거리두기 조치로 신규 확진자 수(3833명)가 이날 주말 기준으로 5주 만에 3000명대로 내려오는 등 지표가 조금씩 개선되고 있으나, 방역 당국은 국내 오미크론이 확산하면 하루 확진자가 1만명이 넘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오미크론의 치명률이 델타보다 낮다는 연구결과가 잇따르지만 지켜봐야 한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최근 오미크론이 코로나 바이러스가 힘이 약해지기 시작했다는 신호이며, 결국 독감이나 감기처럼 바뀔 것이라는 일부 과학계 주장을 전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현시점에서 바이러스 종식을 기대하긴 어렵고, 최선은 변이에 맞춰 수단을 바꾸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행인 점은 올해 백신 외에 경구용 치료제라는 새로운 대응 무기를 가지게 됐다는 것이다. 화이자 치료제가 1월 중순 국내 도입돼 경증·중등증 확진자들에 처방될 전망이다. 머크(MSD)의 치료제도 긴급사용승인 심사 절차를 밟고 있다. 확진자가 늘어난다 해도 치료제가 중증 악화를 막아준다면 의료체계 부담이 줄어든다.
치료제가 도입돼도 코로나19 백신의 중요성이 줄어들진 않는다. 치료보다 예방이 최선의 방역이기 때문이다. 1분기에는 청소년 기본접종과 일반 성인의 3차 접종이 집중 진행된다. 정부는 4차 접종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3차 접종의 효과가 얼마나 지속하는지, 새로운 변이에 기존 백신이 효과를 내는지 등이 관건이다. 이미 이스라엘은 면역저하자에 대한 4차 접종을 결정했다.
정부는 확진자 1만명에 대응할 수 있게 병상을 확충하고, 백신과 치료제를 확보하기로 했다. 또 오미크론 변이 특성에 맞춘 거리두기 체계를 마련해 올해 다시 일상회복을 시도하겠다는 방침이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2009년 신종플루 때도 예방접종과 타미플루 사용으로 유행이 일찍 줄고 중증·사망자도 줄어 피해를 최소화했다”며 “코로나19도 백신과 항바이러스제를 상호 보완해 쓰면 일상으로 가는 길을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3일부터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 유효기간이 적용된다고 밝혔다. 유효기간은 백신 접종 완료 후 14일이 지난 날부터 6개월(180일)까지다. 유효기간이 지나기 전 3차 접종을 해야 한다. 지난해 7월 6일 이전 접종 완료자 중 3차 접종을 하지 않았다면 식당 등을 이용할 수 없다. 예방접종 인증 전자증명서 ‘쿠브(COOV)’ 앱과 네이버, 토스, PASS 등 민간 전자출입명부 앱을 최신 버전으로 업데이트해야 3차 접종 여부와 2차 접종 후 경과일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유효기간이 만료된 경우 QR코드를 인식기에 대면 ‘딩동’ 소리가 난다.
반발 움직임도 적지 않다. 조두형 영남대 의대 교수를 비롯한 의료계 인사들과 종교인, 일반시민 등 1023명은 보건복지부 장관과 질병관리청장, 서울시장을 상대로 지난해 말 방역패스에 반대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