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속담에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너라’는 말이 있다. 살다 보면 ‘설마 그럴 리가 있을까’ 하고 철석같이 믿었던 일에서 흔히 의외의 허점이 발견되거나 전혀 생각할 수 없는 변수로 상황이 역전돼 일을 그르치거나 낭패를 보는 경우를 접하게 된다. 이 속담이 주는 교훈처럼, 설사 확실하게 보일지라도 한 번 더 확인하고 조심해야 원하는 바를 성취할 수 있기에 중요한 결정을 해야 할 시점에는 꼭 한 번 되새겨보게 된다.
최근 종전(終戰)선언과 관련해 다양한 찬반 논의가 있는 것 같다. 한반도에서의 ‘종전선언’은 6·25전쟁으로 인한 적대관계를 해소함으로써 기존의 정전협정을 폐기하고 화해와 협력의 시대로 나아가겠다는 것으로, ‘전쟁이 끝났음’을 대외적으로 천명하는 정치행위라 하겠다. 이에 ‘종전선언’은 남북한 갈등과 대립의 고리를 끊고 진정한 평화를 상징하는 선언이 돼야 한다. 하지만 지금 잘 살펴보면 갈등과 대립의 핵심인 북한 비핵화에 대해 의미 있는 진전이나 로드맵이나 마스터 플랜조차 없는 등 여건이 성숙되지 않은 상황하에서 ‘종전선언’을 성급하게 추진하려는 것 같아 우려를 자아내게 된다.
북한은 이미 2017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하면서 국가 핵무력 완성을 선언했다. 이에 대해 미국 싱크탱크 랜드연구소는 북한이 50∼100개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고 북한의 선언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자칫 성급한 종전선언으로 어떠한 우(愚)를 범할 수 있는가를 역사적인 사례와 관련지어 생각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역사적으로 북한이 화해와 협력을 강조한 때는 어김없이 도발을 자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