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식서 끄덕인 ‘불협화음 연설’이 그 뜻은 아니었을 텐데…국민의힘 선대위 ‘재가동’ 언제쯤

김재원, 4일 라디오서 “빠른 수습 후 새 출발하면 압승 전기 마련할 수 있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뉴스1

 

출범 후 연신 내홍으로 삐걱대던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가 ‘전면 해체’라는 쇄신의 격랑을 헤치고 60여일 앞으로 다가온 대선을 향해 순조롭게 다시 운항해 나갈 수 있을까.

 

지난달 선대위 출범식에서 나온 당 콘셉트가 ‘불협화음’이어야 한다던 고교생의 발언이 공교롭게도 현 상황과 묘하게 맞물린다.

 

야당 탓과 국민 탓 그리고 이전 정부 탓만 하는 현 정부의 ‘구태의 화음’과 달라야 한다는 게 당시 발언의 취지였는데, 지금의 결과를 상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을 듯하다.

 

윤석열 대선 후보는 출범식 다음날 열린 선대위 첫 회의에서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발언을 평가한 바 있다.

 

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거대책위원장. 연합뉴스

 

앞서 선대위는 지난 3일 김한길 새시대준비위원장,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 이수정·김민전 교수 등 외부 영입 인사를 포함한 공동선대위원장 전원, 6명의 총괄본부장단 모두가 총사퇴 의사를 밝히며 윤 후보에게 거취를 일임했다.

 

김기현 원내대표와 김도읍 정책위의장 등은 의원총회에서 “지도부의 일원으로서 무한 책임을 지겠다”며 선대위직에서 물러나겠다고 선언했다.

 

윤 후보는 이날 오후 9시쯤 당사를 나서면서 “신중하게 의견을 모아 빨리 결론을 내리겠다”며 “선거도 얼마 안 남았으니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보다 앞서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는 “애초에 없어도 될 논란을 만든 제 잘못”이라고 몸을 낮추기도 했다.

 

국민의힘 지도부에서 이어진 ‘사퇴 도미노’는 대선을 앞두고 인적 쇄신이 어렵다고 말했던 김 위원장이 생각을 바꿔 선대위 전면 개편을 선언한 데서 기인한다.

 

윤 후보 지지율 하락의 위기감이 김 위원장을 압박했고, 사실상 전면쇄신이라는 충격요법이 아닌 이상 현 상황을 타개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윤 후보의 지지율 하락을 놓고 당 바깥에서는 내부 갈등 책임에서 누구도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는 비판도 나왔다.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은 3일 라디오에서 대선 국면을 앞두고 당 내홍을 얘기해야 하는 현실에 ‘어이없는 노릇’이라며 혀를 찼다.

 

윤 후보의 메시지와 연설문을 관리하겠다는 김 위원장을 향해서는 “우리 스스로 후보를 작게 하는 부분도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였다.

 

다만, 지금 상황을 마냥 한숨 섞인 표정으로 바라볼 수만은 없다며, 잘만 해결하면 도리어 선거 압승의 발판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사진 왼쪽)와 김재원 최고위원. 연합뉴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4일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빠른 시간 내에 혼란 상태를 수습하고 새로 출발한다면 오히려 선거에 압승할 수 있는 전기가 마련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내다봤다.

 

거쳐야 할 과정이라면 이른 시간 안에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의미인데, 그는 “파괴 없이 창조 없다는 말도 있지 않느냐”면서 “선대위를 전격 해체하고 국민이 원하는 방향으로 기능하게 창조한다면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실수만 안 하면’, ‘가만히 있으면’, ‘연기를 해달라’ 등 앞서 윤 후보를 향했던 지도부 발언을 의식한 듯, 김 최고위원은 “후보자가 전적으로 드러날 수 있고, 뒤에서 적전분열 현상처럼 보이거나 자꾸 다른 이야기가 나와서 후보자가 가려지는 일이 없도록 선대위가 잘 개편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