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더·공정 이슈 뺏긴 윤석열… “청년과 함께 완전히 새 출발” 다짐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5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관에서 열린 2022 중소기업인 신년 인사회에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스윙보터로서 차기 대선 핵심 유권자층으로 떠오른 2030이 양성평등, 공정 가치를 가장 잘 추진할 대선 후보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를 앞세운 것으로 조사됐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전국 만18∼39세 남여 1024명을 대상으로 지난 3∼4일 조사해 5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대선 후보 중 ‘남여 양성평등’을 가장 잘 실현할 수 있을 것 같은 인물로 이 후보(24.2%)가 꼽혔다. 윤 후보(12.2%)는 안 후보(20.0%), 정의당 심상정 후보(18.2%)에 이은 4위를 기록했다. ‘공정이라는 가치를 가장 잘 구현할 인물’을 묻는 질문에서도 윤 후보(14.9%)는 이 후보(24.8%), 안 후보(22.2%)에 이은 3위를 차지했다.(자세한 사항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윤 후보가 젠더·공정 가치를 이·안 후보에게 선점당한 것은 뼈아프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초 문재인 정부 들어 극심해진 남녀 갈등, 이른바 ‘조국 사태’로 대두된 공정 이슈 모두 여권의 ‘아킬레스건’이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과 윤 후보가 여권의 ‘내로남불’ 프레임을 강조하며 얻은 반사이익 효과를 관련 공약 발표 등을 통해 상수로 전환시켜야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젠더·공정 이슈가 2030 표심을 가르는 핵심 변수인만큼, 후보 지지율에도 그대로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통령 선거 가상 다자대결에서 윤 후보(18.4%)는 이 후보(33.4%), 안 후보(19.1%)에 이은 3위에 머물렀다. 2030 한정 여론조사라지만, 이 후보와는 오차범위(±3.1%포인트) 밖 격차를 보였고 안 후보는 접전 속 우위를 차지했다. 같은 조사에서 ‘가장 대통령이 되면 안 되는 후보’로 이 후보(36.2%)를 제치고 윤 후보(48.8%)가 꼽힌 것 또한 같은 맥락이다. 

여권을 향한 2030의 싸늘한 민심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 정권 재창출(29.3%)을 바라는 응답자보다 정권교체(55.1%)를 바라는 응답자가 배 가까이 많은 것으로 나타나서다. 정권교체를 바라는 응답자는 국민의힘에 의한 정권교체(26.8%), 여타 인물·정당에 의한 정권교체(28.3%)로 나뉘었다.

 

한편 윤 후보는 “이번 선거운동은 청년들과 함께한다는 것을 분명히 말씀드린다”며 2030 구애에 나섰다. 윤 후보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선대위 쇄신 관련 기자회견을 한 뒤 취재진과 만나 “그동안 6개월 정도 정치에 몸을 담고 선거운동을 해보니까 최근 내린 결론은 2030 표를 의식해서가 절대 아니라, 청년층이 세상을 가장 넓게 바라본다는 것을 제가 느꼈다”며 이같이 말했다. 선대위 ‘원톱’이었던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과 결별하고 홀로서기를 선언한 윤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지금까지 2030 세대들에게 실망을 줬던 행보를 깊이 반성하고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드릴 것을 약속드린다”며 “국민이 기대하셨던 처음 윤석열의 모습으로 돌아가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