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대책위원회 해산 기자회견에서 20·30세대에 실망 줬던 행보의 변화를 약속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전국청년간담회에 ‘스피커폰’ 속 목소리로만 참석하면서, 청년 참가자들이 거센 불만을 표출하는 일이 벌어졌다.
국민의힘은 행사를 주최한 당 국민소통본부의 일정 공지에 착오가 있었다는 입장이지만, 청년들은 윤 후보가 예고 없이 불참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5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부터 중앙선대위 산하 국민소통본부 전국청년간담회가 열렸다. 영상회의 방식으로 진행된 간담회에는 약 300명의 청년이 참석했다.
문제는 간담회 시작 후 20분이 지나도록 윤 후보가 등장하지 않으면서 발생했다.
한 참가자가 “후보님이 나오신다고 했는데 언제 나오시느냐”고 묻자, 누군가와 통화하던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후보님께서 스피커폰을 통해 인사를 드린다”며 윤 후보와 통화를 연결했다.
권 의원이 든 휴대전화에서는 “윤석열 선대위는 청년들과 함께하는 것”이라며 “우리 다 같이 이깁시다”라는 윤 후보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그러자 권 의원은 “예, 감사합니다”라며 청년 참가자들에게 “박수!”라는 말로 호응을 유도했다.
순식간에 지나가 버린 일에 일부 참가자 사이에서 거친 말이 나왔다. ‘아직도 정신 못 차렸네’라는 한숨 섞인 반응도 곳곳에서 이어졌다. 게다가 사무총장직 사의를 표명한 권 의원이 행사에 참석한 것을 두고 ‘말로만 퇴진이냐’는 지적도 제기됐다.
논란이 확산하자 장예찬 전 선대위 공동청년본부장은 입장문에서 “실망감을 안겨드려 청년들께 사죄한다”고 밝혔다. 이어 “확인 결과, 이번 행사는 청년보좌역은 물론 청년본부 실무자 그 누구와도 사전 조율이 되지 않았다”며 “선대위 일정팀조차 모르고 후보에게도 보고되지 않은 일정”이라고 해명했다.
국민의힘 공보단도 입장문에서 “윤 후보의 금일 회의 참석은 예정되어 있지 않았다”며 “소통본부가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공지를 한 것은 분명한 사실로, 참석자들을 실망시킨 점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사과했다.
정책본부 청년보좌역 곽승용씨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오늘 간담회를 보고 보좌역을 사퇴하기로 했다”며 “청년들은 후보 교체를 원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윤 후보는 이날 저녁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시간이 되면 갈 생각도 있었는데 못 갔다”면서, 관련 논란을 파악해보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