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탈모약 건보 적용 공약’에 하태경 “내가 원조… ‘급여화 불가능’ 답 받아 다른 방법 찾고 있다”

李 ‘탈모약 건보 적용’ 검토 소식에 온라인 들썩
“건보 재정 파탄” “모(毛)퓰리즘” 비판도 이어져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 연합뉴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탈모 공약에 대해 “그건 정치권에서 내가 원조”라며 “사실상 도둑맞은 기분”이라고 6일 말했다.

 

하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이 후보의 ‘탈모약 건강보험 적용’ 공약 검토 관련해 “2020년 10월 정성규의 ‘워크맨’에 출연해 이 정책을 준비하고 있다고 공개발언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하 의원은 “저도 보험화 연구를 계속 했다. 지금 이 후보가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라면서도 “국회 예산정책처, 입법조사처에서 탈모약 급여화는 불가능하다는 답을 받았다”고 했다.

 

이어 “이걸 잘 못 하면 탈모인들 아픔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게 되겠다. 말만 꺼내고 실제 실행을 안 하면”이라며 “그래서 (건강보험) 급여화 말고 다른 방법이 없나 연구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하 의원은 “사실 좀 도둑맞은 기분”이라고 덧붙였다.

 

하 의원은 지난 2020년 10월 유튜브 채널 ‘장성규의 워크맨’에서 청년 탈모 공약에 대해 논의하는 모습을 보인 바 있다. 공개된 영상에 따르면 하 의원의 비서관은 회의에서 “청년 탈모가 늘어나고 있다는 자료가 있다. 유의미한 게 50대 60대는 적고, 20대 40대는 많다. 문제 해결을 위해 급여화를 한다든가 (하면 좋겠다)”고 제안했고, 하 의원은 “보험 처리될 수 있게? 힘든 청년들을 도와주는 굉장히 필요한 법 같다”고 화답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유튜브 영상 캡처

앞서 이 후보가 탈모 치료제에 건강보험을 적용하는 방안을 공약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탈모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이를 환영하며 이 후보를 지지하는 반응이 이어졌다. 하지만 정치권과 의료계에서는 건강보험 재정 현실을 고려한 우려 목소리가 나왔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연구원 원장을 지낸 이상이 제주대 의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페이스북을 통해 “건강보험 재정 파탄 낼 포퓰리즘 정치”라며 지적했다.

 

윤희숙 전 국민의힘 의원은 “모(毛)퓰리즘으로 ‘순수 재베스(이재명+차베스) 정당’을 선언했다”면서 “죽고 사는 문제보다 탈모가 중요한지 여부는 선거판에서 다룰 문제가 아니어야 한다. 그저 표만 바라고 국가 운영의 원칙도, 중환자들의 절망도 짓밟는 이런 후보와 정당이 GDP 90%를 깎아 먹은 ‘차베스-마두로’ 정권보다 나은 점이 뭐가 있을까”라고 맹공했다.

 

의사 출신인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는 탈모약 공약에 “건강보험은 재정 문제는 심각하다”며 “탈모 카피약의 가격을 낮추고 탈모에 대한 보건산업 연구개발 지원을 대폭 확대하겠다”고 대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탈모약의 건보 적용에 따른 건보 재정 문제에 대해 “재정 부담이 어느 정도인지, (본인 부담) 경계선을 어디까지 정할 것인지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