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잎 부들 바스러지는 강둑을 날아 들쑥날쑥 젖어 가는 하늘이다 얼어 곧은 날갯죽지 아래 물방울 꿈틀거리는 버러지를 물고, 공기주머닐 부풀리려나 앙다문 부리 틈으로 스미는 눈 비린내 콧김마저 허옇게 멈추어 굳는 칼바람 갈피로 발목을 숨기어 가며 한바탕 휘몰아치려나 보다, 빈 하늘을 구부러진 모퉁이 하나 없이 티끌 한 점 막아서는 법 없이
-시집 ‘달나라의 장난 리부트’(문학실험실)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