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여 앞으로 다가온 대선의 막판 변수로 야권 단일화 성사 여부가 주목받고 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의 지지율이 7일 15%까지 치솟으면서 대선판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 양강에서 3자 구도로 재편되는 양상이다. 특히 이 후보가 30%선 박스권 지지율에 갇힌 상황 속에서 정권교체를 지지하는 여론이 정권 재창출을 앞서가면서 윤 후보와 안 후보를 향한 야권 내부의 단일화 요구 목소리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갤럽이 지난 4∼6일 전국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대선 후보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이 후보가 36%, 윤 후보가 26%, 안 후보가 15%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윤 후보는 각종 실언과 선대위 내분, ‘김종인·이준석’ 갈등 등의 여파로 9%포인트 하락했다. 안 후보는 3주 전 한국갤럽의 조사와 비교해 10%포인트 올랐다. 15%의 지지율은 안 후보가 이번 대선에서 기록한 가장 높은 수치로 윤 후보에서 이탈한 지지층이 안 후보 지지층으로 유입되는 경향을 보였다.
양측은 이미 단일화를 둘러싼 신경전에 돌입했다. 안 후보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윤 후보와의 만남 가능성에 대해 “정치인이 만나자는 요청이 있다면 누구라도 못 만날 이유가 없다”면서도 “지금은 자신의 비전을 갖고 국민의 평가를 받아야 할 때다. 묵묵히 갈 길을 가겠다”고 원론적인 입장을 고수했다. 윤 후보도 지난 5일 단일화 관련 질문에 “지금은 정치 도의상 맞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이날 MBC라디오에서 안 후보 지지율이 꺾일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단일화를 제안할 생각이 없다”고 공개 발언했다. 그러나 이 대표는 전날 비공개 의원총회에서는 “2∼3주 이내에 여론이 후보 단일화 논의에 불을 지필 텐데, 단일화에서 꼭 이겨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달 말 ‘설 이후 민심’ 성적표가 단일화 샅바 싸움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용인대 최창렬 교수는 통화에서 “지지율 상승세인 안 후보가 단일화에 더 자신감을 갖고 먼저 제안을 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