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 간 '방역패스'… "접종 후 사망 1470건" vs "위험 줄여"

교육시설 이어 식당·카페 등서도 효력정지될까
정부의 코로나19 확산 방지책인 ‘방역패스’ 정책의 집행정지 신청 사건에 대한 심문기일인 7일 서울 성북구의 한 음식점에서 손님이 QR코드 체크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책의 일환으로 내놓은 ‘방역패스’(백신접종증명·음성확인제) 정책의 운명이 이르면 다음 주쯤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교육시설 등에 대한 방역패스 적용의 효력이 정지된 가운데 식당과 카페, 영화관, PC방 등 대부분 시설에 대한 효력까지 정지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부장판사 한원교)는 7일 조두형 영남대 의대 교수와 의료계 인사들, 종교인 등 1023명이 보건복지부 장관과 질병관리청장, 서울시장을 상대로 낸 집행정지(효력정지) 신청 사건의 첫 심문을 열었다. 조 교수 등의 법률대리인인 도태우·윤용진 변호사와 정부 측 대리인들은 이날 법정에서 방역패스의 효과와 기본권 침해를 두고 공방을 벌였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사회전략반장은 복지부 소송수행자 자격으로 직접 법정에 출석해 정부의 입장을 설명하기도 했다.

 

신청인 측은 “임신부 98%가 미접종자인데, 이들은 오는 10일부터 마트에서 분유도 살 수 없게 된다”며 “지하철에 수많은 사람이 다니는데도 방역패스를 적용하지 않는데 그보다 비교적 한산한 대형마트에 방역패스를 적용하는 건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정부는 백신이 안전하다고 하지만, 1·2차 백신을 접종한 뒤 사망했다고 신고된 사례가 1470건에 달한다”며 백신의 안전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반면에 정부 측은 “방역패스는 사망 위험을 줄이는 유효한 수단”이라며 “지난해 12월 코로나19 유행 확산 때 처음 방역패스를 확대 적용한 결과 일간 7000명을 넘던 확진자 수가 3000명 중반대로 떨어졌고, 일간 위중증 환자도 1000명 중반대였다가 현재 700명대로 줄었다”고 반박했다. 정부 측은 재판부가 방역패스로 달성하려는 공익이 무엇인지 묻자 “코로나19 유행을 통제하면서 의료체계가 붕괴하지 않게 막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에 재판부는 정부 측이 백신 접종률 99%가 돼도 의료 체계가 붕괴하지 않는다는 뜻은 아니라고 설명했던 것과 배치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오후 3시에 시작한 심문은 3시간 가까이 이어졌다.

 

재판부는 이날로 심문을 종결하고 양측에 추가로 주장할 내용이나 자료를 10일 오후 6시까지 서면으로 제출해달라고 당부했다. 집행정지 신청 사건은 심문이 종결되면 법정을 개정할 필요 없이 재판부가 양측에 각각 결정을 통보하는 것으로 절차가 마무리된다. 서면 제출 시한인 10일 이후엔 언제든 결론이 나올 수 있다.

 

법원이 이번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일 경우 함께 제기된 본안 소송의 판결이 나올 때까지 대부분 시설에서 방역패스의 효력이 정지된다. 조 교수를 비롯한 신청인 측은 지난달 31일 정부의 방역패스가 기본권을 침해하고 임상시험을 제대로 거치지 않은 백신 접종을 사실상 강요해 부당하다고 주장하며 행정소송을 제기하고 집행정지를 신청했다. 신청인들은 다만 오락시설이나 유흥시설은 효력정지 신청 대상에서 제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