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 패스' 논란 계속… "돌파감염도 많은데" "효과는 있나" "기본권 제한 아냐?" [뉴스+]

대형마트 방역패스 도입 왜?
놀이공원보다 왜 더 위험한지 설명해야
백화점·대형마트 등 대규모 점포에 대한 코로나19 방역패스 의무화가 시작된 10일 오후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고객들이 QR코드 인증을 하고 있다.   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차단을 위해 도입된 방역패스를 둘러싼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정부는 방역패스가 지난달 급증했던 코로나19 확진·중증·사망을 줄이는 데 효과가 있었다는 입장이다. 반대하는 측에서는 기본권 침해이며, 시설별 적용에 형평성도 맞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정부는 10일 방역패스 관련 설명자료를 내고 목적과 필요성, 효과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이를 소개하고 주장에서 미비한 점은 무엇인지 지적해본다.

 

▲방역패스의 목적 및 필요성은 무엇인가

 

“접종자에 비해 감염 가능성이 높은 미접종자를 감염 위험으로부터 보호함과 동시에 이들로 인한 확산 차단으로 코로나19 유행을 억제하기 위한 목적이다. 백신 접종률을 높이는 것은 방역패스가 간접 효과는 있을 수 있으나 백신 접종이 방역패스의 목적은 아니다. 무엇보다 중증환자 및 사망자 발생 등 피해를 방지하고 의료대응 여력을 확보하려는 이유가 있다. 지난 8주간 중증화와 사망자의 53%가 미접종자였다. 의료체계 절반 이상이 미접종자 치료에 소요되는 것이다.” 

 

→ 법원 지적대로 코로나19 대유행이 오면 접종률·미접종자 규모와 관계없이 의료체계 여력이 감소할 수 있다. 또 미접종자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가 방역패스밖에 없다는 점을 설득시켜야 한다.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감소세를 보이는 가운데 10일 오전 11시경 서울 송파구보건소에 마련된 선별검사소가 다소 한산한 모습이다. 이날 신규확진자는 3천7명으로 나흘 연속 3천 명대로 집계됐다.   연합뉴스

▲돌파감염도 많은데 왜 미접종자만 감염 위험이 크다고 하나.

 

“국내외 많은 연구가 미접종자가 접종자에 비해 감염과 이로 인한 전파 위험이 높다고 제시하고 있다. 미국 하버드연구소는 돌파감염자의 바이러스 생산 및 감염지속기간이 평균 5.5일로, 미접종 확진자(평균 7.5일)보다 짧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미접종 확진자의 전파 가능성이 높다. 미국 질병통계예방센터(CDC)도 돌파감염자는 미접종 확진자 대비 코로나19 바이러스 물질의 양이 빠른 속도로 내려가 전파 가능성이 현저히 낮다는 입장이다.”

 

→ 돌파감염자로 인한 전파 규모와 미접종자로 인한 전파 규모를 비교한 근거를 제시해야 미접종자가 전파에 더 위험하다는 점이 입증될 수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도 유행 감소 효과를 낸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효과가 강력하지만 모든 사회 구성원의 일상과 경제활동에 제약을 주고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등에 손해를 끼친다. 오후 9시 또는 오후 10시 영업제한에 영향을 받는 시설은 전국 104만여개에 이른다. 이들에 대한 손실보상금은 1조8000억원이 지급됐고, 방역지원금 3조2000억원이 추가로 지급될 예정이다.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사회적 거리두기를 1개월 시행 시 일자리는 59%, 임금은 31.2% 감소한다.” 

 

→ 자영업자에 충분한 손실보장을 해준다면 기본권 제한 없이 거리두기로 유행을 통제할 수 있다는 주장이 있다.

 

대형 유통 점포 대상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 의무화 시행 첫 날인 10일 오전 광주 서구 한 백화점에서 한 시민이 QR코드 출입 인증을 하고 있다.   뉴시스

▲방역패스 도입으로 효과가 있었나.

 

“방역패스는 지난해 6일 식당·카페 등으로 확대했다. 12월5~11일 확진자수는 6067명이었는데, 12월12~18주 6865명으로 상승했다 12월19~25일 6101명, 12월26일~1월1일 4645명으로 감소하기 시작했다.”

 

→ 방역패스의 효과를 보다 분명하게 이해시키기 위해서는 방역패스 도입 전후 식당·카페, 실내체육시설, 학원 등 시설별로 집단감염 건수나 시설 내 확진자수와 미접종자 감염 등에 대한 비교 수치를 제시할 필요가 있다. 

 

▲지난달 6일 사적모임 수도권 6인·비수도권 8인 조치도 시행했다. 이 효과는 없었나.

 

“당시 사적모임 인원을 줄였지만 이동량 감소 등 효과는 없었다. 12월16일 사적모임 인원을 4인, 영업시간 오후 9시 제한을 한 뒤 확진자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된다.”

 

→ 추상적 평가가 아닌 방역패스와 거리두기 효과 비교를 제시해야 방역패스가 거리두기보다 효과가 더 컸다는 점이 입증된다. 

 

▲미접종자의 기본권을 제한하는 것은 과도하지 않나.

 

“미접종자라도 PCR 음성확인자, 18세 이하, 코로나19 확진 후 완치자, 의학적 사유 등 불가피한 접종불가자 등에 대해서는 예외를 인정하고 있다. 또 예방접종이 어려운 의학적 사유 등 불가피한 사유의 인정 범위 확대를 검토 중이다. 해외의 경우 우리나라보다 예외인정 범위가 좁다. 독일, 이탈리아는 PCR 음성확인자는 인정하지 않는다. 식당도 해외는 미접종자는 입장 불가지만, 우리나라는 혼밥을 허용하고 있다.” 

 

→ 해외보다 우리가 예외인정 범위가 넓다는 점은 사실이다. 그런 만큼 해외에서도 논란이 많다. 또 현장에는 정부가 예외로 인정하는 범위보다 백신 접종을 하지 못하는 다양한 이유와 사각지대가 존재한다.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

 

코로나19 검사 대기자를 위한 번호표 시스템이 운영이 시작된 10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역 코로나19 임시선별검사소에서 번호표를 받은 시민들이 대기하고 있다.   뉴시스

▲대중교통이나 대형마트·백화점 종사자는 백신패스를 인정하지 않으면서 미접종자는 대형마트·백화점을 이용할 수 없게 한 건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다.

 

“마트·상점의 경우 생필품 구매를 위한 장소라는 속성을 고려해 다수가 모이는 3000㎡ 이상 2000개소만 방역패스를 적용한다. 동네 슈퍼와 중형·소형 상점 등 102만개소에는 방역패스가 도입되지 않는다. 대중교통은 국민들의 원활한 이동을 위한 것이다. 프랑스의 경우 대중교통에서 방역패스를 적용하고 있고, 이탈리아는 미접종자는 직장을 다닐 수 없다.”

 

→ 왜 대형마크·백화점에 방역패스를 도입해야 하는지에 대한 답은 여전히 부족하다. 동네수퍼, 놀이공원, 워터파크, 키즈카페 등 보다 대형마트·백화점이 왜 더 감염에 취약한지 설명해야 한다.

 

▲방역패스 시행을 중단하면 어떤 문제가 발생하나.

 

“사회적 거리두기가 장기화할 우려가 있다. 방역패스를 통한 유행 억제 효과가 사라지고, 방역 긴장감이 완화하면 재유행 가능성이 있다.”

 

→ 미래 벌어질 일을 입증하기는 쉽지 않지만,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보다는 시뮬레이션 등 수치로 제시해야 설득력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