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통을 겪어온 에디슨모터스의 쌍용차 인수·합병이 9부 능선을 넘었다. 쌍용차는 2004년 중국 상하이자동차에 매각된 이후 18년 만에 다시 국내 기업의 품으로 돌아오게 됐다.
쌍용차는 10일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과 인수·합병을 위한 본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양측은 이날 투자 계약을 체결하고 서울회생법원 회생1부(수석부장판사 서경환)의 허가를 받았다. 본계약은 지난해 10월 말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이 쌍용차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된 지 80여일 만에 이뤄졌다. 최종 인수금액은 3048억원이다.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은 쌍용차가 발행하는 신주 6000만주가량을 주당 5000원에 취득하기로 했다. 기존 쌍용차의 구주가 감자 또는 소각되면 에디슨모터스는 쌍용차 지분 95%를 확보한 최대 주주가 된다. 컨소시엄의 단독 재무적 투자자인 KCGI가 34∼49%가량의 쌍용차 신주를 취득하고 나머지를 에디슨모터스와 에디슨EV가 취득할 예정이다.
에디슨모터스는 계약 체결과 함께 계약금 150억원을 지급했다. 앞서 양해각서 체결 당시 지급한 155억원을 합치면 인수대금의 10%가 쌍용차에 지급되고, 계약금과 별개로 운영자금 500억원도 추가 투입된다. 양사는 업무협약을 통해 쌍용차가 운영자금 500억원을 사용하기 전 에디슨모터스와 사전 협의하기로 했다. 애초 이 같은 내용을 계약서에 명시하기를 요구했지만 막판 서로 한발씩 물러나면서 합의가 이뤄졌다. 또 쌍용차의 전기차와 내연기관차의 상품 경쟁력 향상을 위해 주행거리 개선, 대시보드 및 그릴의 개선을 위한 양사 엔지니어 간 협력을 강화하는 내용도 업무협약에 담겼다.
앞서 에디슨모터스와 쌍용차는 인수금액과 자금 사용처 협의 문제를 두고 이견을 보이며 계약이 지연됐다. 그 사이 에디슨모터스의 재무적 투자자가 이탈하는 등 잡음도 있었다. 에디슨모터스는 쌍용차 인수를 위해 사모펀드 KCGI, 키스톤PE와 컨소시엄을 구성했지만 키스톤PE가 투자금을 준비하지 못하면서 이를 컨소시엄에서 제외했다. 당초 이들이 투자하기로 했던 1050억원가량은 KCGI에서 투자받는다는 계획이다. 이 때문에 당초 지난달 27일까지였던 계약 체결 법정 기한도 이달 10일로 연기됐다.
본계약이 체결됐지만 채권 변제 비율 등이 담긴 회생계획안 인가라는 마지막 관문이 남았다. 쌍용차는 오는 3월1일까지 채권자별 변제계획과 쌍용차 주식 감자비율 등이 담긴 회생계획안을 법원에 제출해야 한다. 이어 관계인 집회를 열고 채권단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받아야 법원의 최종 승인을 받을 수 있다. 쌍용차의 공익채권 규모는 3900억원이며, 회생채권을 합치면 총 부채규모는 1조원을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에디슨모터스의 인수대금 대부분은 공익채권 상환에 쓰일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회생채권 권리가 있는 채권자들이 낮은 변제율을 이유로 막판에 회생 계획안을 거부할 가능성도 있다.
쌍용차 관계자는 “지금까지 어려운 과정을 거쳐 본 계약을 체결하게 된 만큼 조속한 회생계획안 제출, 관계인 집회 동의 및 법원 인가를 통해 빠른 시일 내에 경영정상화를 이루는 데 최선을 다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쌍용차는 이날 자사의 첫 전기차인 ‘코란도 이모션’(사진)의 3월 출시를 앞두고 11일부터 사전계약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유럽에 먼저 출시된 이 차량은 최대 출력 140㎾, 최대 토크 360Nm 모터를 탑재했다. 가격은 4056만원(E3 트림), 4598만원(E5)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