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통기업들이 중고거래 플랫폼 투자에 잇따라 뛰어들고 있다. 상품을 소유하기보다 사용했다는 경험에 더 가치를 두는 소비층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중고거래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생활용품부터 명품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활성화하고 있다.
11일 신세계그룹의 벤처캐피탈(CVC) 시그나이트파트너스는 중고거래 앱 번개장터에 투자했다고 밝혔다.
롯데도 중고 시장에서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3월 롯데쇼핑은 중고나라의 지분 93.9%을 인수하는 유진자산운용의 펀드에 지분 투자를 하는 형태로 참여했다. 롯데는 롯데아울렛 광교점의 ‘프라이스홀릭’, 롯데 프리미엄 아울렛 광명점의 ‘리씽크’ 등 중고거래 매장도 운영하고 있다.
중고거래 시장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2008년 4조원이었던 국내 중고거래 시장 규모는 2020년 20조원으로 평가되며 10여년 만에 5배 이상 성장했다.
이는 코로나19 이후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거래가 활성화됐기 때문이다. 과거 생필품, 패션 소품, 소형가전 등 주로 중저가 위주의 제품이 거래됐다면 최근에는 명품, 한정판 스니커즈 등 중고거래의 범위도 넓어졌다. 특히 중고거래 이용자가 MZ세대(밀레니얼+Z세대)에 집중돼 있어 유통 대기업들이 눈독들이는 채널로 부상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근마켓, 중고나라, 번개장터 등 중고거래 ’빅3’로 자리잡은 플랫폼들은 각각 다른 분야에서 강점을 내세우고 있다.
번개장터의 지난해 기준 누적 가입자 수는 1700만명으로, 스니커즈 등 중고거래가 활발한 패션 카테고리에 강점을 갖고 있다. 당근마켓은 단기간에 빠른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가입자는 2200만명이며 지난해 중고거래는 1년 전에 비해 약 30% 증가한 1억 5000만건을 넘어섰다. 최근 지역 커뮤니티 게시판 서비스 등을 통해 ‘지역생활 커뮤니티’를 표방하며 외연을 확장하고 있다.
2003년 네이버 카페로 시작한 중고나라는 회원 2400만명을 보유한 최대 규모의 중고거래 플랫폼으로 꼽히지만 모바일 서비스는 다른 플랫폼에 비해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