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서 지뢰 100개 넘게 찾은 '영웅 쥐' 영원히 잠들다

8살 큰 주머니쥐 "평화 속에 잠들었다"
뛰어난 후각으로 지뢰 수색, 인명 구해
캄보디아에서 지뢰 100개 이상을 제거하며 수많은 인명피해를 막은 '영웅 쥐' 마가와가 지난 주말 세상을 떠났다. 마가와는 벨기에 민간 지뢰 제거 단체 아포포가 훈련한 아프리카산 큰 주머니쥐로, 뛰어난 후각을 이용해 지뢰를 수색했다. AP뉴시스

캄보디아에서 지뢰 100개 이상을 찾아내 많은 생명을 구한 8살짜리 영웅 쥐, 마가와(Magawa)가 지난 주말 사이 세상을 떠났다고 11일(현지시간) 미국 CNN 등이 보도했다.

 

마가와는 벨기에에 본부를 둔 민간 지뢰 제거 단체 아포포(APOPO)에 지뢰탐색 훈련을 받은 아프리카산 큰 주머니쥐다.

 

"마가와는 지난주까지 건강 상태가 양호했으며 평소처럼 열정적으로 놀았지만, 주말쯤부터 (행동이) 느려지고 잠이 늘었으며, 음식에 흥미가 떨어져 보였다"라고 아포포는 전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영웅 쥐 마가와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전하게 돼 마음이 무겁다"고 덧붙였다.

 

아프리카산 큰 주머니쥐는 지능이 높아 훈련이 용이하다. 아포포는 쥐가 폭발물 특유의 화학물질 냄새를 감지하면 그 위치를 조련사에게 알리도록 훈련했다.

 

마가와는 테니스 코트 한 개 면적에서 30분 이내에 폭발물 수색을 마쳤으며, 동일 면적을 사람이 수색할 시 4일가량이 소요된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마가와는 2013년 11월에 탄자니아 소재 농경 대학에서 태어나 어릴 때부터 폭발물 탐지 훈련을 받았으며, 2016년부터 캄보디아 북서부 시엠레아프로 이동해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마가와의 도움으로 아포포는 캄보디아 내 22만5000㎡가 넘는 면적을 수색했다. 이는 국제 규격 축구장 27개보다 넓다. 마가와 덕에 "캄보디아의 많은 지역 사회가 생명이나 팔·다리를 잃을 걱정 없이 놀고, 일하며 지낼 수 있었다"고 아포포는 말했다.

 

이에 영국 동물보호단체 PDSA는 2020년 많은 생명을 구한 마가와의 용기에 금메달을 수여 하기도 했다. 마가와는 1917년 PDSA 설립 이래 최초의 설치류 금메달 수상자였다.

 

한편 지뢰 제거 단체 헤일로트러스트(HALO Trust)는 캄보디아에서 1979년 이후 지뢰에 다친 사상자가 6만4000여 명 이상 나왔다고 전했다. 해당 지뢰는 대부분 1970~1980년대 캄보디아 내전 중 매설된 것으로 알려졌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