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가 돌연 선거전 중단을 선언하고 칩거에 들어갔다.
이에 정의당은 선거대책위원장 이하 선대위원 전원이 일괄 사퇴하는 ‘극약 처방’을 내렸다.
심 후보의 지지율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진보 후보 단일화도 물 건너가 뾰족한 수가 없는 상황이다.
정의당 이동영 수석대변인은 13일 서면 브리핑을 통해 “당 선대위는 현재 선거 상황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선대위원장을 비롯한 선대위원이 일괄 사퇴하기로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선대위원장을 포함한 선대위원 일괄사퇴는 사실상 선대위를 해체하고 전면적인 쇄신에 나서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심 후보는 전날 정의당 선대위 명의로 입장문을 내고 “현 선거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 들이고, 이 시간 이후 모든 일정을 중단하고 숙고에 들어갔다”고 밝힌 뒤 현재까지 일산 자택에 머물고 있다.
앞서 여영국 정의당 대표와 이은주 의원은 심 후보를 만나기 위해 13일 오전 9시30분쯤 국회의원회관의 심상정 의원 사무실을 찾았지만 빈손으로 발길을 돌렸다.
또 여 대표를 비롯한 정의당 지도부와 심 후보 측근들이 전화를 걸었지만 후보 본인이 휴대전화 전원을 꺼둔 탓에 연락이 닿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여 대표는 심 의원실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후보가 연락이 안 돼 답답한 상황”이라며 “혹시나 의원실은 후보와 소통이 되고 있는지 파악하러 왔으나 의원실도 후보의 전화가 꺼져 있어 소통이 안 되는 걸 확인했다”고 밝혔다.
심 후보의 전날 선거전 전면 중단 결정은 여영국 대표를 포함한 극소수와의 논의에서 결정됐다. 측근들도 입장문을 보고서야 이런 상황을 알게 됐다.
이와 관련, 여 대표는 “어제 숙고에 들어가겠다고 말해 당황스러웠다”며 숙고의 시간이 좀 길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루 이틀 선거운동을 더 한다고 후보가 그에 대해 마음을 두지는 않을 것 같다. 내게도 그런 말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현 상황을 미뤄 짐작할 때 길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일각의 후보 사퇴설에 대해 “어떤 판단을 하더라도 당은 후보의 판단을 존중하려 한다”면서도 “그동안 후보가 이번 대선 출마가 자신의 마지막 소임이라고 몇번을 말했다. 그 점에서 나는 심 후보를 믿는다”고 했다.
한편 다자대결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에게 오차 범위 밖 우세를 보였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13일 나왔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두자릿수 지지율로 상승세를 이어갔으며, 대선 일정을 전면 중단한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큰 변화가 없었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10∼12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국지표조사(NBS) 4자 가상대결에서 이 후보는 37%, 윤 후보는 28%의 지지율을 각각 기록했다.
안 후보의 지지율은 14%로 전주 대비 2%포인트 상승했다.
심 후보는 1%포인트 오른 3%로 집계됐다.
지지 후보가 없다거나 모른다고 답한 '태도 유보'는 17%로 전주 대비 3%포인트 감소했다.
정당 지지도는 민주당 35%, 국민의힘 30%, 국민의당 8%, 정의당 4% 등으로 집계됐다.
이번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이며, 응답률은 29.3%다, 조사는 휴대전화 가상번호(100%)를 활용한 전화 면접 방식으로 진행됐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