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후보는 文정부서 탄압’ 발언 여파 최재성·김종민 등 ‘대표 리스크’ 비판 당내 “대선 승리 위해 단결해야” 지적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의 ‘이재명 후보는 문재인정부에서 탄압을 받던 사람’이라는 발언 이후 13일 당내 계파 간 미묘한 파열음이 일고 있다. 당내에서는 대선 이후 펼쳐질 차기 당권을 두고 벌써 신경전이 펼쳐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친문’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이날 YTN에 나와 “송 대표가 좀 신중하고 대통령 선거를 치르는 과정에 대표 리스크라는 말이 안 나오도록 해야 한다”며 “우스갯소리로 송 대표가 아니면 40%를 돌파했을 것이라는 말도 있다”고 직격했다. 문재인 대통령 ‘복심’으로 통하는 윤건영 의원도 “별로 드리고 싶은 말씀이 없다”면서도 “언급하고 싶지 않다”고 에둘러 피했다. 김종민·신동근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송 대표의 발언이 ‘실언’이라며 “사과하라”, “자성하라”고 지적했다.
‘친문’ 세력이 이 같은 움직임을 보인 것에는 송 대표에 대한 견제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여당 내에서는 보궐선거로 당선된 송 대표가 대선 승리를 지휘하면 8월 전당대회 때 한 번 더 당대표에 도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최재성 전 수석과 김종민·신동근 의원은 지난해 당대표 선거에서 석패한 홍영표 의원과 가까운 그룹이다. 다음 전당대회에서도 지난해처럼 송영길·우원식·홍영표 의원의 3파전이 다시 전개될 가능성이 있다. 우 의원은 일찌감치 이 후보 경선캠프에서 뛰었고, 송 대표는 본선 후보가 된 뒤 이 후보와 호흡이 잘 맞는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발언을 두고 특히 친문 그룹이 맹공을 펼치는 건 후보군 중 한 명인 송 대표의 재출마를 사전에 견제하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하지만 당 일각에서는 대선을 앞두고 당이 사분오열되는 상황이 벌어질까봐 염려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여권 관계자는 통화에서 “송 대표의 발언이 과한 부분이 있었지만 대선 승리를 위해 문재인정부와 일부 차별화를 시도하려던 취지에서 나온 말이라는 것을 그들도 알 텐데 마치 기다렸다는 듯 공격을 퍼붓는다”며 “대선 승리를 위해 당이 단결해야 하는데 대선 승패와 상관없이 아직도 당권만 바라보는 분들이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