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벽 붕괴사고가 발생한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시공사인 HDC현대산업개발이 원청으로 있는 사업장에서 최근 5년간 중대 산업재해가 빈번하게 일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연이은 사고의 피해를 본 노동자들은 모두 하청업체 소속이다. 산재 사망사고에 대한 원청 책임을 강화하는 중대재해처벌법이 오는 27일 시행되지만 하청이 원청의 압력으로 공사기간 단축·비용 절감을 안전보다 우선시해 사고로 이어지는 현장 분위기가 여전하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3일 고용노동부가 해마다 공개하는 ‘중대재해 발생 등 산업재해 예방조치 의무를 위반한 사업장 명단’에 따르면 2016~2020년 공개 대상에 포함된 현대산업개발 관련 사고는 5건으로 집계됐다. 공개 대상은 중대 산업재해가 발생한 사업장 가운데 수사·기소를 거쳐 법원에서 판결이 확정된 사건의 사업장 등이다. 공개 조건이 까다롭기 때문에 실제 현대산업개발과 관련 있는 사망 사고 건수는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붕괴 사고 당시 작업자 등 실종자가 6명으로 파악된 가운데 사흘 만에 실종자 1명이 발견됐다. 광주재난안전대책본부와 119구조대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14분쯤 화정아이파크 붕괴 현장 지하 1층 계단 난간 부근에서 남성 1명을 발견했다. 이 남성은 작업을 하다 23~38층 바닥과 외벽 등 구조물이 무너져 내리면서 함께 추락해 잔해에 깔린 것으로 추정된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붕괴 아파트에 대한 전면 재시공을 검토하고 관내 발주사업에서 HDC현대산업개발을 전면 배제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